[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3일 청와대를 방문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부인 미르지요예바 여사를 접견, 본관에서 환담하는 시간을 통해 양국간 문화적 공감대를 나누는 ‘내조 외교’를 펼쳤다.

두 사람의 환담은 공식환영식 직후 한-우즈벡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시각인 오후 2시25분부터 약 25분간 청와대 본관 1층 영부인 접견실에서 별도로 진행됐다.

김 여사는 조선 왕실에서 국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기 위해 주요 행사마다 모란도 병풍을 놓았던 전통을 소개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궁전 내부 벽장식에도 모란 그림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청아대 영부인 접견실에는 미르지요예바 여사를 맞기 위해 모란도 병풍과 모란 궁중채화 장식이 놓였다.

김 여사는 또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문화적·정서적 유대감이 깊어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이 역경을 이겨내고 정착하며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 고려인을 따뜻하게 이웃으로 맞아준 우즈벡 민족에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김 여사는 조선왕실에서 꽃을 함부로 꺾지 않기 위해 비단에 천연염색으로 물을 들이고, 밀랍을 붙여 만든 채화를 궁중행사에 사용했던 전통을 설명하면서 “늘 활짝 피어있는 채화처럼 양국관계가 항상 만개하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이에 미르지요예바 여사는 “개인적으로도 한국과 인연이 너무나 깊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저희 자녀들이 여기 한국에서 거주한 적이 있다. 심지어 저희 작은 손녀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며 “그래서 한국에 여러 번 왔었고, 한국의 전통과 풍습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다음으로 사랑하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고맙다. 그렇지 않아도 두 분의 따님 이야기, 손녀 이야기 들었다”며 “그래서 저도 마음이 한층 가까워지고, 오늘 추운 날 오셨지만 제 마음은 상당히 따뜻하다”고 화답했으며, 미르지요예바 여사는 문 대통령과 김 여사를 우즈베키스탄에 초청했다.

이날 다과로는 왕의 행차나 연회상에 빠지지 않았던 약과와 유과가 올랐다. 쌀과 밀, 찹쌀 등은 우즈베키스탄에도 친숙한 맛이라고 한다. 약과는 대추로 꽃 모양을 만들어 장식했고, 함께 곁들인 따뜻한 오미자차엔 잣을 띄웠다.

김 여사는 “예부터 귀한 손님이나, 축하할 일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한과를 상에 올렸다”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감기예방에 좋다는 오미자차를 권하며 우의를 다졌다.

   

   
▲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국을 찾은 우즈벡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부부를 위한 공식 환영식을 청와대에서 개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한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