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세월호 유골을 5일간 은폐한 사건과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이 유골을 기존 수습자의 것으로 예단하고 사전 협의에 의해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들은 김영춘 해수부 장관에게 지난 17일 유골이 발견된 지 사흘 뒤인 20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수부 감사관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김현태 부본부장을 비롯해 관계자 5명을 조사했고, 김 장관이 직접 조사결과를 정리해 브리핑에 나섰다.

   
▲ 세월호 유골을 5일간 은폐한 사건과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이 유골을 기존 수습자의 것으로 예단하고 사전 협의한 것으로 확인했다./사진=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날 "20일 오후 이 본부장으로부터 17일 골편(뼈조각)을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 본부장은 '골편 발견 다음날 미수습자 장례식을 진행하는데 뼈의 주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유골 발견 사실을 알려 장례 일정에 혼선을 초래하면서 2주가량 확인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분들에게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고 판단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어 "본부장이 장례식과 삼우제 치르고 통보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동안 보고하지 않은 이유를 질책했고 (미수습자측에) 연락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행 여부를 확인을 못한 건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장관은 "이번에 발견된 유해도 객실부 폐지장물에서 나왔기 때문에 본부장이 세분 중 한 분으로 예단한 것 같다"며,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제대로 조사한 후 임명권자(문재인 대통령)와 국민의 뜻에 따라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 본부장은 "김현태 부본부장이 미수습자 가족과 긴밀한 소통과 대화를 쭉 해왔고, 미수습자 가족의 심리적인 상태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다"며 "뼈 1점이 발견됐는데, 여러모로 합리적 추론을 해보니 기존 수습자의 유해일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의 판단을 존중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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