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투자 등 협력모델 논의…전문 투자자와 사업협력 모색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최태원 SK 회장이 중국에 이어 해외 사업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의 다음 후보지로 동남아 지역을 낙점했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기술과 운영, 마케팅 역량 등 회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인프라들을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SK그룹의 성장 전략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해 정∙관계 및 재계, 학계, 벤처사업가, 투자전문가 등 다양한 그룹의 인사들과 에너지, 정보통신(ICT) 등 분야의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24일 밝혔다. 

   
▲ 지난 2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베트남 하노이시(市)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를 면담하고 베트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SK와 베트남 정부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SK는 2000년대 초반부터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진출해 자원개발과 석유화학 설비 건설, 원유 트레이딩 등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ICT)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와 1시간 반가량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응웬 총리와 최 회장은 세부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육성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에너지 산업 효율화를 위한 실무협의체 운영 △정보통신 분야 협력 강화 등의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최 회장은 SK의 베트남 사업현황 등을 설명한 뒤 “베트남이 자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양질의 해외투자를 유치,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시켜 나가는데 SK그룹의 강점인 에너지∙화학 및 ICT 분야 기술과 노하우, 네트워크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응웬 총리는 “베트남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민간기업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반도체와 스마트시티, 철도 및 고속도로 등 인프라 투자와 스타트업 등 청년창업과 미래 인재 양성에 SK 지원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24일에는 응웬 찌 중 베트남 기획투자부장관을 만나 총리와의 면담 내용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 21~23일에는 베트남 민간기업 대표와 대학총장 등 경제, 사회분야 전문가들과도 접촉해 현지 시장과 산업 수요를 파악했다. 

최 회장은 응웬 당 꽝 마산그룹 회장과 ICT기업인 FPT그룹 쯔엉 자 빙 회장과도 만나 베트남 내수 시장과 ICT 산업 동향을 경청하고 중장기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인들을 만나 베트남 창업 생태계와 사회경제에 대해 듣고 경영 노하우도 공유했다. 

아울러, 응웬 낌 썬 하노이 국립대 총장과도 회동을 갖고 양국 학술교류와 인재양성을 위한 학술포럼인 ‘하노이 포럼’을 정기 개최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했다.

최 회장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지난 20~21일에는 싱가포르를 방문해 현지 투자전문가 그룹과 만나 동남아시장 환경과 전망, 성장 가능성을 듣는 등 사업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의 앤소니 탄 대표와는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와 공유경제 서비스의 미래 전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사업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최 회장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싱가포르 사무실도 방문해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은 “최태원 회장의 이번 동남아 방문을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중국 등에서 성공시킨 글로벌 파트너링 모델을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해 해당 국가와 동반 성장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