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윤자경 CEO·대신증권 이순남 강남선릉센터장 등 여성임원 약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워낙 보수적인 분야라 다른 곳보다는 속도가 더디지만, 그래도 최근 시작된 변화들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 투자업계 고위 관계자)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캐피탈 공동대표에 사상 최초로 여성을 선임하면서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금융투자업계에는 각종 ‘유리천장’을 깨려는 시도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캐피탈 공동대표에 사상 최초로 여성을 선임하면서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2일 미래에셋캐피탈을 공동대표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관리 담당 CEO와 투자 담당 CEO를 분할해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면서 관리 담당에는 윤자경 대표이사를, 투자 담당에는 이구범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윤 대표의 경우 보수적인 국내 투자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성 CEO’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언론인 이력 또한 독특하다는 평가다. 1970년 출생으로 고려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윤 대표는 졸업 후엔 매일경제신문에서 언론인으로서 사회 경험을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에 2007년 합류한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대우 등 주요 계열사에서 다양하게 실무경험을 쌓고 결국 캐피탈 CEO 자리에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이라는 성별도 그렇지만 70년대생 CEO라는 점도 현 시점에선 상당한 파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인사에서 박숙경 호남충청지역본부장(상무), 김미정 투자금융1본부장(이사대우), 김지숙 VIP서비스본부장(이사대우) 등 40대 여성본부장 3명을 새로 선임해 여성임원 비율을 제고시켰다.

업계 전체로 시야를 확장하면 대신증권 역시 지난 20일 이순남 강남선릉센터장을 상무로 승진한다고 발표했다. 여성이 대신증권 임원에 선임된 것은 1962년 출범 이후 최초의 일이라 업계 큰 화제가 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역시 김정미 증권등록부장을 전자증권추진본부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여성임원 비율을 높였다.

최근 남녀평등이 한국 사회는 물론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지만 금융권 내의 여성비율은 여전히 낮고 임금격차 또한 큰 상황이다. 더 이상 예전처럼 남녀 간의 교육격차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미래에셋그룹처럼 시장 내 ‘리더’의 포지션을 선점하고 있는 회사들이 파격적인 인사를 공고함으로써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여성들의 임원승진 뉴스가 더 이상 ‘파격’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 더욱 많은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