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임준우, 8월 14일 싱글 앨범 '온리 유'(Only You) 발매
이정봉과 밴드 결성부터 동물원 멤버 김창기에게 들었던 한마디까지
"'좋니' 대히트, 윤종신 같은 기성 가수 많았으면…기회의 장도 열려야"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제2의 윤종신을 꿈꾸는 40대가 있다. 달콤한 노랫말로 세대 불문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있는 남자, 싱어송라이터 임준우다. 혈기 넘치는 청춘들이 앞다퉈 음악 시장에 뛰어들 때 따뜻한 음색으로 던진 그의 출사표는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끌어내진 못했을지언정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에 충분했다.


   
▲ 사진=제이스뮤직 제공

 
최근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싱어송라이터 임준우를 만났다. 지난해 3월 첫 싱글 앨범 '이런 게 사랑입니다'로 가요계에 뛰어든 뒤 세 차례 싱글 앨범을 발매한 그는 지난 14일 공연 '달달한 음악회'까지 마친 상태였다. 
 
"'온리 유'(Only You)의 곡 색깔도 그렇고 저의 이미지가 달달하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달달한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열었어요. 제가 직접 기획을 하다 보니 현수막과 포스터도 제 손으로 만들었죠."
 
지난 8월 14일 발표한 싱글 '온리 유'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임준우는 1인 엔터테인먼트 제이스뮤직을 운영하며 작사·작곡부터 홍보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을 선사하면서도 쉼 없이 변모하는 음악산업에 발을 맞추는 자생 능력은 임준우라는 가수가 가진 브랜드의 핵심인 듯했다.
 
"저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잘 하는 성향이에요. 그걸 좋아하기도 하고 관심이 다양한 편이라서… 1인 미디어를 즐기고 있어요. 데뷔한 뒤 여러 기획사에 음반을 보내보기도 했는데 나이가 있다 보니 성인가요를 제안하시더라고요. 성인가요를 할 거라면 서포트해주겠다는 제안도 받았고. 전 나이는 있지만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만들자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사양했죠."
 
그래서인지 임준우 음악의 팬층은 남녀노소 고루 포진돼 있다. '인디人'이라는 코너에 임준우의 이야기를 담았으나 '고막 남친'이라는 수식어나 알록달록하고 소프트한 음악적 색채를 보면 대중음악 가수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아직은 대중성 있는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인디음악은 대중성이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거나 독창적으로 곡을 쓰잖아요. 인디 성향의 곡들은 '임준우 밴드'로 활동할 때 하는 편이에요. 후배들이 세션을 맡아주고 있는데, 이 후배들과 기존 곡과는 다른 성향의 앨범을 내고 싶어요."
 

   
▲ 사진=제이스뮤직 제공

 
2000년부터 시작한 음악 활동이 어느덧 17년 차를 맞았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내는 데까진 무려 15년이 걸렸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가수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음악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용기를 얻은 건 故 김광석이 몸담았던 그룹 동물원 멤버 김창기의 한마디 덕분이었다고 한다.
 
"전 2000년부터 퓨전재즈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무대에 섰어요. 그러다가 2015년에 김창기 선생님이 인디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가수로 활동하진 않았지만 그간 써놨던 곡들이 수십 개 있었거든요. 지인들이 한번 나가보라며 권유해서 지원을 했는데, 예선에 합격한 거예요. 창작곡 세 곡 정도를 불렀는데 김창기 선생님이 '어디 있다가 이제 나왔냐'고 하시더고요. 소름이 쫙 돋았어요. 그때 힘을 얻었죠. 음악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임준우의 이력이야말로 보기 드문 경험과 치열한 노력의 흔적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중학교 때부터 작사·작곡을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 시절 '어떤가요'로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이정봉과 락 밴드를 결성해 활동했다. 졸업 이후에는 게임 회사에 입사했고, 게임·방송·애니메이션 음악을 작곡하는 영상음악작곡가로 활동했다. 싱어송라이터로 가요계에 발을 내딛은 지금 그는 제2의 윤종신을 꿈꾼다.
 
"윤종신의 '좋니'가 대히트를 했잖아요. 저는 윤종신씨 같은 기성 가수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디어도 뛰어나고 가사에 대한 생각도 저와 잘 맞고…그리고 40·50대 가수들이 많은데, 기성 가수들이 기회의 장을 좀 열어줬으면 좋겠어요. 선배들이 숨어있는 뮤지션들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주셨으면 좋겠다고 할까요."
 
기성가수가 해야 할 음악의 몫을 외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그는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재능 기부는 물론 사회적 캠페인에도 두루 관심이 많다. 2015년 연말 박주영 바이올리니스트의 '희귀 난치병 어린이 자선 콘서트'에 참여했고, 당시 선보였던 키즈팝 '또 하나의 소원'의 음원 수익 및 행사 수익금을 어린이 자선기금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요즘 시대에 음악을 한다는 건 돈도 돈이지만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좋은 음악으로 사회에 기부하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악 하는 게 더 가치가 크다고 생각해요. 행복하게 음악 하는 게 저의 꿈이에요. 너무 인디적인 발언인가요?(웃음) 최근에 든 생각인데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하는데, 사람은 이름 석 자가 남고 뮤지션은 음악을 남기잖아요. 안 유명해질 수도 있지만 좋은 음악을 남기자. 착한 뮤지션이 되고 좋은 노래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어요. 케이팝은 한국의 주요 산업이 됐고 해외에서도 알아주고 있지만 '우리의 음악산업이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행복하려고 음악 하는 건데 어린 연습생들은 경쟁 속에 극소수만 남고, 못 뜨면 어떻게 되는 것처럼 살아가잖아요."


   
▲ 사진=제이스뮤직 제공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품성을 기르는 뮤지션들 사이 임준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키운다. 26일 진행된 기획 버스킹 '제주도 연어 음악회'부터 힙합계·국악인과의 콜라보 계획, 이미자와의 콜라보 염원까지, 그는 실로 독창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내였다. 아직 인생의 반환점을 돌지도 않은 그이기에, 그가 스케치한 미래는 여느 청춘들보다도 생생하게 펄떡거리기에 그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최근 SNS에서 '준우씨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굉장히 많다'는 댓글을 봤는데 굉장히 힘이 되더라고요. 또 우연히 만난 분들이 제 음악을 알고 있을 땐 깜짝깜짝 놀라요. 라디오에도 한 번 나온 적이 없는데… 이제 3년 차가 됐는데, 충분히 곡을 쌓아가자는 생각이 들어요. 음악은 70살, 80살이 돼서도 할 거거든요. 그래서 계산하지 않고 멀리 보면서 음악을 해나가려 해요."
 
 
   
▲ 사진=제이스뮤직 제공


▲ 임준우 주요 활동

 
*2000년 온라인게임'레드문' 타이틀 음악 작편곡
 
*2001년 투니버스 '또바의 우주대탐' 작편곡
 
*2001년 제1회 게임음악회 오프닝작곡 (연주: 뉴서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2003년 02월 KBS 수요기획 '하늘의땅 라다크' 음악감독
 
*2003년 09월 EBS 아시아판타지페스티발 '인도홀리축제' 음악감독 
 
*2003년 버디 2집 '가지마라/여우의 적은 여우' 편곡 
 
*2004년 기역1집 'Behind story' 편곡 & 디렉팅 
 
*2006년 4D 극장판 '햇님달님' 음악감독 
 
*2006년 이정봉 6집 음반 프로그래밍 
 
*2015년 08월 신주우 '회상' 디지털싱글 프로듀싱 (제이스뮤직) 
 
*2016년 03월 임준우 '이런게 사랑입니다' 싱글 발매(제이스뮤직)
 
*2016년 04월 창작뮤지컬 '콩쥐팥쥐' 음악감독 (윤스토리 ENT) 
 
*2016년 05월 최유진 '있잖아' 싱글 발매 (제이스뮤직)
 
*2016년 10월 '가을엔' 싱글 발매 (제이스뮤직)
 
*2016년 12월 '또 하나의 소원' 싱글 발매 (제이스뮤직)
 
*2017년 8월 'Only You' 싱글 발매 (제이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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