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업계 최대 '큰 손'…편향된 견해 지양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문제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노동조합 추천 인사에 지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연금의 발언권이 너무 커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노동이사) 선임 안건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KB금융의 지분 9.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는 의사결정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의미하는 것으로 새 정부 경제 분야 핵심 과제의 하나로 손꼽힌다. 

국민연금이 의사결정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KB금융 사례만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최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서울고속도로 신임 대표이사 후보에 강태구 씨를 추천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서울고속도로의 지분 86%를 보유하고 있어 발언권은 절대적인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심지어 ‘인사권’에 대해서도 방향을 제시하자 평가는 양 극단으로 갈리기 시작했다. ‘원칙과 최근 흐름에 맞는 당연한 결과’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반면 ‘국민연금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부자연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국민연금은 물경 500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운용하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업계 최대의 ‘큰 손’이다. 이미 수많은 국내 상장·비상장 회사의 대주주 혹은 주요 주주로서 경영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당연히 나오게 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정치논리에 따라 편향된 견해를 피력할 수 있으며 KB금융 주총 때 노조가 추천한 인사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그 사례로 꼽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국민연금공단의 자금줄을 관리하는 기금운용본부가 국내 최대의 권력기관이 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국민들의 노후 생활을 위해 조성된 국민연금 기금이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수단이 된다면 그 악영향을 수습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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