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물욕에 눈이 어두워 결국 살생의 업으로 돌아와…유가족들께 죄송"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불의를 묵인해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며 유가족들에 대해 다시금 사과의 뜻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이같이 말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뉴시스 자료사진
 
박 대통령은 먼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세월호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고통받고 계신 유가족들께 부처님의 자비로운 보살핌이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께서는 보리수 아래서 정각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셨다"며 "그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주고 제일 큰 가치로 지켜내라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 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오랜 세월동안 묵인하고 쌓아왔던 잘못된 관행과 민관 유착, 공직사회의 문제 등을 바로잡고, 부정과 비리를 뿌리뽑아서 바르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고자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그래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경기침체, 비정상적인 제도·관행·문화,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 등을 들어 "지금 나라 안팎의 사정이 매우 어렵다"면서 "수많은 국난을 이겨내면서 위기의 순간마다 불교는 우리 민족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왔다.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길에도 다시 한 번 큰 역할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자타불이(自他不二)'의 마음으로 하나가 돼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함께 희망을 키워가면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