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NH투자·KB증권 등 최적 타이밍 조율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업계 최초로 발행어음사업을 인가 받은 한국투자증권이 본격적인 상품 판매에 들어갔다. 첫날부터 흥행 조짐을 보여 업계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한투 역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부로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했다. 이는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증권사가 단기금융 업무를 시작한 것이다. 첫날부터 4141억원어치의 발행어음이 판매돼 압도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한투가 당초 세운 올해 목표액은 1조원으로 단 하루 만에 목표액의 40% 이상이 충당된 셈이다.

   
▲ 초대형IB로서 업계 최초로 발행어음사업을 인가 받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7일부터 본격적인 상품 판매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한투가 판매하는 발행어음은 금리 측면에서 은행권과 차별되는 지점을 갖고 있다. 약정형인 ‘퍼스트 발행어음’의 경우 1년 만기 이자율이 2.3%에 이른다.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중에서는 카카오뱅크 상품이 이율이 가장 높지만 2% 수준이다. 단숨에 은행권을 압도하는 이율을 보장하는 한투 상품에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증권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기록을 ‘최장기 CEO’ 기록으로 이어가고 있는 유상호 사장은 발행어음 판매개시 시점에 맞춰 업장으로 나가 ‘1호 고객’ 가입을 완료했다. 한투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 임하는 한투의 각오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고객들의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수단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의 신뢰가 중요한 이유는 발행어음이 ‘예금자 보호상품’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주식카페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확률은 낮지만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원금을 못 건진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는 의견이 군데군데 나타나고 있다. 한투로서는 앞으로의 판매실적 향상을 위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부러운 눈길로 한국투자증권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 증권사 역시 초대형 IB로 지정되긴 했지만 사업의 핵심인 발행어음만큼은 아직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나중에라도 인가가 진행되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금리 경쟁’이 불붙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금 당장 한투 상품에 가입하기보다는 보다 거시적인 시선으로 최적의 타이밍을 고르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가 무르익고 다양한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을 판매하게 되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한투를 포함해 향후 발행어음사업에 뛰어들 증권사들은 조달된 자본을 신용등급 BBB부터 A-등급까지의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 운용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만큼 고객들로서는 상품의 폭이 보다 넓어진 이후 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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