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된 상품 부재에 정맥인증과 결제 제한 등으로 고객들 외면...매장 앞서 신용카드 영업 '빈축'
   
▲ 지난 24일 저녁 롯데월드타워 31층 '스카이 31'에 식음 공간을 이용하는 일반 고객들은 많았으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는 고객들이 없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법인명 코리아세븐)이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무인 편의점'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무인 편의점 오픈 당시 세븐일레븐은 기자간담회까지 진행하며 '미래 유통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혁신',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쇼핑 환경 변화 읽을 수 있는 표본' 등의 거창한 표현으로 무인 편의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세븐일레븐의 무인 편의점은 업계 및 소비자들로부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무인 편의점 바로 앞에서 신용카드 영업을 하면서, 무인 편의점을 통한 카드 영업을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이 지난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오픈한 국내 최초의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시 이 편의점은 '세계 최초 정맥인증 결제시스템', '국내 첫 무인 편의점' 등으로 주목을 끌었다. 기자간담회 당시 코리아세븐은 기존 세븐일레븐 편의점과는 차별화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임으로써 프리미엄 스마트 편의점 확대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코리아세븐은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확대하지도 못하고 있으며, 1호점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당초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롯데월드타워 입주사들만 이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일반인 출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롯데월드타워 입주사도 롯데물산,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데상트 코리아 등으로 많지 않아 고객들을 유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가운데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있는 롯데지알에스(구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스카이 31'이 일반인에게 개방되면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역시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하지만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 '스카이 31'은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음식 가격에 31층에서 서울 전망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메리트로 일반인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반면 무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은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가 외면 받는 이유는 먼저 이 편의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맥 등록을 해야 하고, 핸드페이 결제를 위해서는 롯데 계열인 롯데카드가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L.pay(엘페이)와 캐시비 교통카드도 추가 도입했지만 모두 롯데 계열 결제 시스템이다. 
   
▲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있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앞에서 직원이 신용카드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또한 롯데월드타워 주변에는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수많은 편의점들이 많아 일반인들이 차별화된 상품도 없는데 굳이 무인 편의점을 경험하기 위해 롯데카드를 만들고 정맥 등록을 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이 편의점 바로 앞에서 신용카드 영업을 하면서, 무인 편의점을 통한 카드 영업을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가 없는데 이 편의점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카드 영업을 하는 것이다. 

코리아세븐 측은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일반인들 이용객 수나 빈도도 공개하기를 꺼려했다. 일반인들의 이용객 수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 입주사들은 무인 편의점을 종종 이용하는데 일반인들의 이용객 수나 빈도는 얼마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편의점 앞에서 롯데카드 영업을 하는 것은 정맥인증 결제시스템 기술을 롯데카드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롯데카드 이외에 엘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 편의점이 향후에는 정착화 될 것이라고 보이지만 출입에 제한이 있거나 결제 방식이 까다롭다면 무인 편의점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카드 역시 국내 5위권으로 이 신용카드를 보유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많을 텐데, 결제 방식을 제한한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