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27일 무려 5%대 급락하며 화제를 모았다. 원인은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떨어트렸기 때문이다. 이후 주가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대해서는 ‘일리 있는 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내 전문가들의 반론도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대장주이자 전체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만9000원(-1.09%) 하락한 263만 5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주가 하락세는 지난 27일 ‘쇼크’와 함께 찾아왔다. 이날 하루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에 비해 5.1% 급락했다. 원인은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가 26일(현지시각) 내놓은 심층보고서 때문이었다. 

43쪽짜리 보고서의 핵심내용을 요약하면 현재 초호황을 나타내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얘기였다. 업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반도체 회사들에 투자된 금액을 회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바꾸고 목표 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떨어트리기도 했다. 삼성뿐 아니라 대만 반도체 생산업체 TSMC와 미국 데이터 저장장치 제조사 웨스턴디지털의 투자 의견도 똑같이 강등시켰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의견이 ‘중립’이라는 건 사실상 ‘매도’와 다름없는 뉘앙스로 다가왔다. 목표주가가 10만원이나 떨어진 것도 사실상 매도 사인이나 똑같은 효과를 내기에 충분했다. 결국 삼성전자 주가는 실제로 280만원까지 떨어지기라도 하려는 듯이 속절없는 낙하했다.

다음날인 28일 골드만삭스는 사뭇 다른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시장 분위기를 조정시켰다. 결론만 말하면 투자 의견 ‘매수’에 목표주가는 352만원을 유지시켰다. 여기에 영향을 받았는지 삼성전자 주가는 1.2%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다음날인 29일 주가는 다시 하락세다.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모두 세계적인 투자회사라는 점에도 위상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건스탠리의 비관적 의견이 더욱 큰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두드러지는 국내시장 특성상 낙관적 의견보다는 비관적 의견의 파급력이 훨씬 세다”면서 “27일 5%대 급락이 워낙 강력한 시그널로 작용해 주가 회복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업체들의 경우 모건스탠리보다는 골드만삭스 쪽 의견과 비슷하다. 최근 보고서상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이며 목표주가가 300만원 아래인 곳 역시 하나도 없다. 모건스탠리가 위기의 핵심으로 지목한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다. 가격이 하락한 만큼 수요가 증가해 매출액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내 증권사들이 반도체산업 업황을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2-3년 뒤에도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지금처럼 유지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면서 “이 시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경제 전체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 거기까지 예측해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지 여부에 있어 서로 의견이 다른 것”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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