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식이 2일 0시(한국시간) 대회 개최국 러시아의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다. 한국이 내년 월드컵에서 어느 조에 속해 어떤 팀들과 예선리그를 벌이게 될 것인지 결정이 나는 것이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이지만 이번 월드컵 조 추첨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험난한 조 예선을 치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만큼 한국축구대표팀의 위상이 떨어져 있고, 조 추첨의 포트 배정에서도 4번 포트로 밀려나 있기 때문에 강팀들을 만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10월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를 나눠 조 추첨을 하기로 했다. 10월 랭킹 62위로 본선 진출 32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한국은 4포트에 속했다.

추첨 방식은 랭킹 순위에 따라 8개 팀씩 4개 포트로 나눈 뒤 각 포트별로 한 국가씩 추첨표를 꺼내 4개국으로 한 조를 묶게 된다. 14개 국가가 본선에 출전하는 유럽을 제외하고는 같은 대륙이 한 조에 포함될 수 없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 뒀다. 4포트의 한국은 유럽 2개팀과 한 조에 묶일 확률이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한국 입장에서 최상의 결과는 개최국 자격으로 1번 포트에 배치된 러시아와 같은 조에 속하거나, 2포트의 페루, 3포트의 튀니지를 만나는 것을 꼽기도 한다. 역으로 독일 스페인과 한꺼번에 만나거나, 브라질 스페인 덴마크와 같은 조로 묶이는 것을 최악의 조 편성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조 추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지만 분명한 점은 어느 팀들과 같은 조에서 만나더라도 한국에게 만만한 상대는 없다는 사실이다.

즉, 한국은 떨어져 있는 대표팀의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수비 불안과 골 넣는 공격수의 절대 부족 같은 약점을 보강하면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 본선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도 조 추첨을 앞두고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못한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조에 뽑히든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본선 준비를 하겠다는 의지에 공감이 간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래도 조 추첨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것은 상대팀이 결정되면 그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구상해볼 수 있게 된다. 1승 상대를 어느 팀으로 정하고 그에 대비한 멤버 구성과 공격 전술을 짤 것인지, 조 최강팀을 상대할 때는 어떤 수비형태로 최대한 버티기를 할 것인지 등이 조 편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한국 축구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신태용호 출범 후 실망스런 경기력만 보이다가 11월 치른 콜롬비아(2-1 승리), 세르비아(1-1 무승부)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는 선전을 하며 회생 기미를 보였다. 부동의 에이스 손흥민이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으며 권창훈 석현준 황희찬 등 부진했던 유럽파들이 최근 들어 골 소식도 잇따라 전하며 기량 발전을 이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추첨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운명을 미리 결정할 수도 있지만, 신태용호는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는 담담한 자세로 조 추첨 결과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 포트 배정

▲1번 포트 = 러시아, 독일, 브라질,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벨기에, 폴란드, 프랑스

▲2번 포트 = 스페인, 페루, 스위스, 잉글랜드, 콜롬비아, 멕시코, 우루과이, 크로아티아

▲3번 포트 = 덴마크, 아이슬란드, 코스타리카, 스웨덴, 튀니지, 이집트, 세네갈, 이란

▲4번 포트 = 한국, 세르비아, 나이지리아, 호주, 일본, 모로코, 파나마, 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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