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게 됨으로써 향후 초대형IB 단기금융업무 추가인가에 변수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에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제재심은 지난달 30일 제14차 회의를 열어 미래에셋대우가 유로에셋투자자문 옵션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자에게 설명내용 확인 의무 및 부당권유 금지를 위반했다며 경징계에 해당하는 기관주의, 관련 임직원의 정직과 견책 조처를 내리고 금융위원회에 과태료 부과를 건의하기로 했다.

   
▲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제재심은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등을 위반한 KB증권에 기관경고 및 대표이사에 주의적 경고, 관련 임직원에게는 감봉 및 주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에는 과징금 부과를 건의하기로 결의했다.

제재심은 금감원장 자문기구로서 이번 의결 자체가 법적 효력을 갖지는 않는다. 그러나 추후 금감원장 결재를 통해 제재 내용이 확정되거나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부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절차를 밟는다.

이번 의결에 따른 업계의 평가는 갈린다. 우선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경징계인 ‘기관주의’로 사태를 수습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 본격 진출의 토대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려보다 제재 수준이 낮아 내달 IB 핵심 업무인 단기 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KB증권의 경우 기관경고와 과징금 부과조치를 받았기 때문에 표정이 보다 어둡다. 합병 전인 현대증권 시절 계열사인 현대엔앤알 사모사채 인수와 현대유엔아이 유상증자에 각각 610억원, 200억원을 출자한 것이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규정 위반사항으로 결론이 났다. 비록 합병 전 회사의 문제이긴 했지만 징계 수위가 높은 까닭에 단기금융업 인가에도 먹구름이 꼈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국내 5대 대형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한 상태다. 이들 증권사들이 부랴부랴 자기자본 규모를 늘리고 초대형IB 인가에 열심이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단기금융업 인가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실질적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수사에 따라 일찌감치 단기금융 인가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KB증권마저 높은 수준의 징계를 의결 받게 되면서 향후 증권업계 경쟁구도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한국투자증권과 단기금융 후발주자를 노리는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 그리고 나머지 2개사가 경쟁하는 그림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각 증권사에 대한 심사가 끝나는 대로 단기 금융업 인가 안건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안건이 증선위를 통과하면 정례회의에 올라 업무 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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