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증권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77.0% 증가한 1157억원을 기록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실질적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이슈 등의 악재를 딛고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삼성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에서 11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7.0%, 전 분기 대비 31.4%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3분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2%를 기록해 1분기 5.6%, 2분기 6.4%에 이어 3개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사진=연합뉴스


양적인 측면에서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성과가 좋았다. 삼성증권이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투자은행(IB) 부문의 성과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3분기 삼성증권의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275억원으로 전년 54억원에 비해 무려 400% 넘게 폭증했다. 

전체 수익 대비 IB 부문 비중도 4.91%에서 19.51%로 크게 늘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자산관리(WM) 부문과 IB 부문이 향후 ‘쌍끌이’로 이익을 낸다면 시장 전체에서 삼성증권의 입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윤 사장의 임기 연장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내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에 취임한 윤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 무렵 만료되지만 이번 3분기 호실적이 ‘연임’에 무게를 실어줬다는 지적이 많다. 

사실 최근 삼성증권은 실질적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수사 이후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많이 노출된 상태였다. 대표적인 이슈가 바로 초대형 IB 관련 내용이다. 이 부회장 관련 리스크 때문에 삼성증권은 애초부터 초대형 IB 인가와 관련해 큰 기대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을 제외한 4대 증권사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과 삼성증권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마저 대두되고 있던 상황에서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한국투자증권 1곳만이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인 단기금융인가를 받았다. 

한투를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삼성증권의 리스크도 희석되는 효과를 냈다.

여기에 덧붙여 삼성증권의 3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윤용암 리더십’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 쇄신 차원에서 삼성증권에 대한 전반적인 인사개혁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증권은 예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단기금융 인가가 지나치게 늦어지지만 않는다면 업계 경쟁구도가 삼성증권에만 불리하게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