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그의 바이털 사인은 너무 불안정했고 총격에 의한 저혈압으로 죽어가고 있었으며 깨진 항아리와 같았다. 우리는 그에게 충분히 수혈할 수 없었다."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귀순 직후 당시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센터 이국종 교수팀의 응급수술 장면을 CNN이 4일(현지시간) 독점 공개했다.

CNN은 해당 영상에 대해 군당국 허가를 거쳐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중증외상센터장)로부터 제공받았다.

이 교수가 제공하고 CNN이 독점보도한 영상에는 북한군 병사를 실은 미군 헬기가 아주대 헬기착륙장에 도착해서 의료진이 보호대로 싸인 북한군 병사를 수술실로 옮기기 위해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외상 치료실로 옮겨간 첫 30분동안 이 교수 수술팀은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CNN은 오른쪽 무릎 관절 및 팔의 삼두근 부위 등 총알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팀이 5시간 동안 수술을 했고, 이 교수가 외과의사로서 20년 경력 중 전혀 보지 못했던 기생충 합병증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귀순 직후 당시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센터 이국종 교수팀의 응급수술 장면을 CNN이 4일(현지시간) 독점 공개했다./사진=CNN캡처

구멍이 뚫린 창자에서 최소 7군데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팀이 분주한 가운데, 이 교수는 영상에서 "기생충이 병사의 몸에서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것이 피로 흥건했지만 기생충은 완전히 하얀 색이었고 두껍고 크고 길었다. 이런 종류의 기생충들이 창자에서 나간 것이다. 모든 기생충을 제거했고 일부는 27cm(10 인치 이상) 길이였다."

이 교수는 "병사의 바이털 사인이 너무 불안정해서 수술을 받는 오랜 시간동안 몇 번이나 수술실에서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가 살아남은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나는 그(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는 자유를 추구해 북한에서 도망쳤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가 정말로 어렵다. 그래서 나는 그를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CNN은 북한군 병사에 대해 이 교수가 첫 수술을 마친지 이틀 후 3시간 이상의 2차수술을 했고, 이후 급격히 회복하여 의사들조차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군 병사는 이제 혼자서 화장실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되었지만 결핵 및 B형간염의 합병증을 비롯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대비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