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 선수단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도핑 스캔들에 따른 IOC의 징계 조치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자신해온 평창올림픽에 대형 악재가 생겼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선수단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수 년간 계속돼온 러시아 선수단의 조직적인 도핑 조작에 대해 강력한 징계를 한 것이다. 

   
▲ 손님 맞이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평창동계올림픽이 러시아의 출전 금지 징계라는 악재를 만났다. /사진=인터넷신문협회 공동취재단


하지만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동계올림픽이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다. 약물 검사를 문제없이 통과한 러시아 선수들에 한해 개인 자격으로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했다. 평창 대회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러시아 국가명을 쓸 수 없고 러시아 국기가 새겨진 유니폼 대신 'OAR'과 올림픽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게 된다. 러시아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 시상대에선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도핑 문제로 한 국가의 올림픽 출전 금지 징계가 내려진 것은 러시아가 처음이다.

동계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의 국가 차원 불참은 개막을 두 달여 앞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대회 조직위원회 측은 이번 평창올림픽이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성대하게 치러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흥행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러시아의 불참은 대회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특히 '쇼트트랙의 제왕'으로 불리는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피겨요정'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등 러시아의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을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은 많은 스포츠팬들에게 실망스러운 일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선수들이 러시아 국기를 달지 못하고 올림픽에 나가게 되는 것은 치욕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해왔기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아예 보이콧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가 국가 주도로 광범위하게 도핑 조작을 했다는 사실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직전 리처드 맥라렌 보고서가 발표됨으로써 드러났다. 캐나다 법학자 맥라렌이 이끈 WADA(세계반도핑기구) 위원회는 러시아가 2011∼2015년 30개 종목에서 자국 선수 1천 명의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선수들의 소변 샘플과 혈액 샘플을 빼돌리거나 바꿔치는 수법으로 조작에 앞장섰는 것이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당시에도 28명의 선수가 이 도핑 스캔들에 연루됐다고 보고서에는 적시돼 있다.

리우올림픽 때는 IOC가 러시아 선수들의 대회 참가 허용 결정권을 종목별 국제경기단체에 떠넘겼고, 육상과 역도 종목을 제외한 러시아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이런 IOC의 미온적인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고, 러시아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IOC가 이번에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금지시키는 강력한 칼을 빼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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