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프로야구에 선수 출신 단장 전성시대가 열렸다. 10개 구단 단장 가운데 7명이 선수 출신이니 그 비중이 매우 높다.  

KIA 타이거즈가 6일 신임 단장으로 조계현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조계현 신임 단장은 프로야구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현역 시절 스타 투수였다. 조계현 단장은 바로 올 시즌까지 덕아웃에서 보좌했던 김기태 감독을 이제는 단장으로서 함께 협력하며 KIA 구단을 이끌어나가게 됐다. 

   
▲ KIA 김기태 감독과 수석코치 시절 조계현 신임 단장. /사진=KIA 타이거즈


조계현 단장에 앞서 LG 구단도 이번 시즌 후 양상문 감독이 자리를 옮겨 단장직을 맡았다. 감독이, 수석코치가 곧바로 몸담고 있던 팀의 단장으로 선임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지만 최근 '선수 출신 단장'이 대세를 이루는 흐름과는 잘 맞는다.

조계현, 양상문 단장 외에도 한화 박종훈 단장, SK 염경엽 단장, 두산 김태룡 단장, 넥센 고형욱 단장, NC 유영준 단장이 모두 야구선수 출신이다. 박종훈, 염경엽 단장은 양상문 단장과 마찬가지로 프로야구 1군 감독 경력이 있다. 고형욱 단장은 쌍방울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프로야구 선수 출신. 김태룡 단장은 대학까지 야구선수로 뛰었고, 유영준 단장도 아마야구 선수-감독으로 한평생 야구에 몸담았다.

이제 선수 출신이 아닌 단장은 이윤원 롯데 단장, 홍준학 삼성 단장, 임종택 kt 단장 3명 뿐이다.

왜 이렇게 선수 출신 단장이 갈수록 늘어나며 대세를 이룬 것일까. KIA 구단이 조계현 단장을 선임하면서 "야구인 출신 단장 선임으로 전문성을 강화했다. 풍부한 지도자 경력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운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데 답이 들어 있다.

선수나 지도자를 거치며 야구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고, 지도자 경력을 통해 선수단 중심으로 돌아가는 프로야구단의 운영도 두루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선수 출신 단장의 최대 장점이다.

선수를 뽑아 관리·육성하고, 경기를 치르면서 성적을 내고, 팬들과 소통하는 프로야구단의 주요 업무들은 선수 출신에게 익숙하면서도 잘 할 수 있는 일들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능력을 갖춘 인물에게 프런트 운영을 단장직을 맡기게 되는 것이다.

오랜 기간 KBO리그의 큰 물줄기였던 '감독의 야구' 대신 '단장의 야구' 시대가 열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선수(또는 지도자) 출신 단장이 압도적으로 많아진 것도 이런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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