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반전 인물들을 연속 등장시키며 극을 흥미롭게 끌고가는 요소로 효과적인 활용을 하고 있다. 성동일, 정웅인에 이어 이번에는 강승윤이 반전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때렸다.

6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강승윤(이주형 역)이 의외의 반전을 보여줬다. 빵과 트럭을 훔친 죄로 교도소에 들어온 강승윤은 무기수 최무성(김민철 역)을 아버지처럼 따르며 건방지지만 쾌활한 성격으로 감빵의 활력소가 됐던 인물.

그런데 강승윤은 출소를 앞두고 개조된 시계를 소지한 것이 발각되자 최무성의 것이라는 거짓말로 뒤집어씌웠다. 완벽한 배신이었는데, 틈틈이 복선을 깔며 보여줬던 것을 종합하면 강승윤은 본래가 이렇게 야비하고 양아치였던 것. '장발장'이라는 별명으로 포장됐던 것 역시 강승윤의 반전 캐릭터를 위한 장치였던 셈이다.

   
▲ 사진=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홈페이지


강승윤은 인기 그룹 위너의 멤버로 상당한 팬덤을 갖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폼나는 역으로 팬들에게 멋진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런 기존 익숙해 있는 이미지를 비틀어 강승윤을 나쁜놈으로 만든 것이 바로 하나의 반전이었다.

이런 캐릭터 비틀기에 의한 반전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처음이 아니었다. 극 초반 구치소에서 성동일(조주임 역)이 특유의 온화한 미소와 털털한 말투로 사람 좋은 교도관처럼 나오다 제소자의 약점을 이용해 뒷돈을 요구하는 등 비리 교도관임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구축해온 성동일의 이미지를 단번에 비틀어놓은 반전이었다.

정웅인(팽부장 역)은 어떤가. 눈에 힘만 살짝 줘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에서 보여줬던 섬찟했던 정웅인의 악역을 떠올리게 된다. 정웅인은 과격한 반말로 제소자들을 엄하게 대해 또 어떤 극강의 악행을 저지를 것인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따뜻한 심성으로 제소자들을 보살피는 정반대 캐릭터로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내용 면에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로 흥미를 더하고 있지만 이처럼 뜻밖의 캐릭터 반전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감옥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갖는 필연적인 한계인 딱딱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이런 반전 인물들로 조금씩 해체시켜 나가는 제작진의 의도가 상큼하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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