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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제, 효율적 경영 가로막는 큰 걸림돌
노사문제 만능열쇠 아닌 갈등 기폭제…현행 제도로도 의견 반영 충분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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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2-07 11: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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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응 경총 전무
서울시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산하 공공기관에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금융회사 임시 주주총회에서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 부결되기도 했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노동이사제 시행 차원은 아니었지만, 이를 계기로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도입과 법제화 요구 주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스콤의 신임사장은 노동조합과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노동이사제가 법제화되면 회사 경영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해 반영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데 동의하기도 했다.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고 대선기간 중 노동이사제를 공공부문에 도입한 후 민간 기업으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서울시가 도입한 근로자이사제든, 상법상 논의되고 있는 노동이사제든 그 명칭 여하에 상관없이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이다. 독일, 스웨덴 등 주로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이 제안되는 이면에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경영의사 결정에 참여하여 노사간 쟁점 또는 갈등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을 사전 조율할 수 있게 되어 노사관계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 같다.

노동조합이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향상, 고용유지 등 조합원들의 이익 추구 과정에서 사용자와 대립하고 충돌하면서 노사관계가 불안해지고 경제·사회적으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구조조정이나 외주화 등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이 일방적으로 결정됨으로써 발생하는 노사충돌을 노동이사제가 막을 수 있다고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노사갈등의 해결이 노동이사제라는 제도 도입만으로 완벽히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공동결정제도의 모태인 독일의 특별한 역사적 배경에서 탄생된 노동이사제는 산별교섭 체제와 협력적 노사관계, 합의제 문화의 전통에 기반하여 운영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월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노동계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이날 만찬에서 문 대통령이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등과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독일은 산업별 교섭이 보편화되어 노사갈등이 기업내부로 연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원화된 이사회 구조로 인해 노동이사제로 인한 갈등의 소지가 크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기업별 교섭체제로 인한 노사갈등의 내부화, 일원화된 이사회라는 완전히 전혀 다른 토양을 갖고 있다.

결국 노사갈등 해결의 관건은 새로운 제도 도입과 같은 틀 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상호 신뢰를 먼저 조성하는 것이다. 어떤 제도이든 노사 간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일 수는 없고, 특히 섣부른 제도 도입은 오히려 갈등의 기폭제가 될 뿐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의 모습을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또한 노동이사제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사외이사를 포함해 이사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공공기관의 제한된 자율성과 빈번한 낙하산 인사로 인해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이 제한적이고 따라서 책임경영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민간의 경우에도 사외이사를 거수기에 비유하는 편견을 갖고 이사회에 근로자이사를 참여시켜 이사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에 근로자이사가 참여한다 해도 근로자이사의 전문성과 참여 범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와 같이 노동계의 비타협성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는 노동조합의 요구에서 근로자이사는 오히려 자율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노동조합의 단기적 이해와 기업의 장기적 이익 추구가 충돌할 때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스웨덴의 경우 근로자대표는 노조에 의해 임명되지만, 다른 이사들과 동일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 만큼 근로자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장기이익에 부합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노조의 협력을 얻은 근로자이사가 참여할 경우 정보의 양이나 책임성·전문성에서 기존의 비상임이사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도입 근거로 제시하지만, 조합원 이익을 최우선하는 노조로부터의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 노동이사제도의 도입은 장차 한국이 유럽식 사회주의로 갈 것인가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문제이다. 서울시가 강행하고 있는 '노동이사제'는 주주 자본주의에 근간을 두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하나의 실험이다./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현실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될 경우 기업의 의사결정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노동이사제라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앞서 현 법제도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대안들을 검토해 보는 것이 순서이다.

현재에도 법률상 사내근로복지기금협의회, 노사협의회,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고충처리위원회 등을 통해 경영사항에 대한 근로자의 참여가 보장되어 있다. 특히 노사협의회 제도를 발전시켜 근로자와 노조의 의견이 경영사항에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 역시 더 이상 경영사항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환경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경영진은 노조와 수시면담과 협의를 하고, 근로조건 관련 사항들은 단체교섭과 노사협의회에서 공유하고 노사합의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고, 구조조정 등 첨예한 사항에 대해서는 법 규정 준수 차원이 아니라 노조 의견을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노동이사제처럼 노사합의와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도입되어도 성공을 가늠하기 힘든 제도를 다수 이해당사자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시행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요구하기에 앞서 노동계의 자기변화에 대한 의지와 사회적 신뢰 및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며, 더욱이 노동이사제의 필요성과 합목적성에 대한 의문과 문제 제기에 충분하고도 신중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회사 경영의 모든 사안을 일일이 노동조합과 합의할 수는 없다. 경영의 기본 결정은 경영권이고, 단지 그 결정으로 인해 근로자에게 심각한 영향이 미칠 경우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의를 하는 것이다. /이동응 경총 전무
[이동응]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유아인이 또다시 네티즌과 SNS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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