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로젝트' 따라 향후 M&A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글로벌 인수·합병(M&A)을 통해 ‘리딩금융그룹’ 탈환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M&A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신성장 발굴을 위해 언제든 좋은 매물이 나오면 적극 M&A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제공=신한금융지주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에 성공한 이후 지난 10여 년간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해왔다. 이에 최근 대형 빅딜로 외형확장에 성공한 KB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신한금융은 과거 공격적인 M&A를 통한 외형확장을 성공시켰다. 실제 2002년 제주은행과 굿모닝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조흥은행, 신한생명, LG카드 등 대형 매물 인수를 통해 자산규모를 키워오며 업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LG카드 인수 후 ‘성장’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영업전략을 고수하면서 업계의 판세가 뒤집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격적인 M&A를 추진해온 KB금융지주가 업계 1위를 탈환하면서다. 최근 현대증권과 LIG손보 등 대형 빅딜에 성공한 KB금융은 규모 뿐 아니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 듯 조 회장은 외형적 확대를 보수적으로 바라봤던 한동우 전 회장과 달리 M&A를 성장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3월 취임일성으로 신한의 ‘영토 확장’을 선포한 데 이어 지난 9월 열린 창립 기념행사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그룹 중장기 전략인 ‘2020 프로젝트’에 따라 향후 M&A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로 국내를 넘어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조 회장은 “코닥, 노키아 등 포트폴리오 혁신을 주저한 기업들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며 “‘과거의 성공 속에 쇠망의 씨앗이 있다’는 교훈을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이종업종과의 전략적 제휴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과 성장 기회 발굴에 매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회가 왔을 때 M&A 등 다양한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동우 전 회장 시절 M&A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컸다면 조 회장의 발언 등을 보면 그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M&A를 바라보고 있다”며 “여기엔 최근 공격적인 M&A 성공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KB금융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