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7 연말 프로야구 시상식의 두 주연은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다. 시상식만 열렸다 하면 둘은 수상 무대에 오른다.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가 8년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KIA가 두산을 4승1패로 압도하며 우승하는 데 있어 양현종의 2차전 완봉승과 최종 5차전 세이브는 결정적이었다.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MVP는 시작일 뿐이었다.

11월 6일 열린 2017 KBO리그 시상식에서 양현종은 정규시즌 MVP도 수상했다. 시즌 20승(6패)을 올리고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한 양현종은 토종 선발 20승 계보에 이름을 올리며 KIA의 정규시즌 우승에 앞장선 공을 인정받았다.

   
▲ 2017 KBO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KIA 양현종(오른쪽)과 신인상을 받은 넥센 이정후. /사진=KIA 타이거즈


이후 양현종은 선수들이 직접 뽑은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 올해의 선수상,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양현종이 수상하는 자리에는 이정후도 함께했다. 신인상을 수상하기 위해서였다. 흔히 하는 말로 MVP는 여러번 받을 수 있지만, 신인상 수상 기회는 생애 단 한 번뿐이다. 그만큼 신인상의 가치도 크다는 의미다.

이정후는 정규시즌 신인왕은 물론 플레이어스 초이스 신인상, 조아제약 신인상을 휩쓸었다.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이정후였다. 고졸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시즌 144경기 전경기에 출장했고 신인 최다안타(179개), 고졸 신인 최다득점(111점) 기록을 세웠다. 타율은 3할2푼4리나 됐다. 안타와 득점 부문 모두 리그 3위에 랭크됐고 최연소 올스타로 뽑히기도 했다.

양현종과 이정후의 수상 행진은 계속된다. 언론사 주최 시상식이 잇따르고 있고, 프로야구 OB회인 일구회에서 시상하는 일구상 최고투수와 신인상도 확정돼 있다. 양현종은 프로 입단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고, 이정후는 프로 입단하자마자 꽃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오는 13일 올해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할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양현종과 이정후의 동반 수상이 힘들 수도 있다. 양현종과 이정후는 각각 투수, 외야수 부문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투수는 26명이 후보에 올라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외야수는 22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이 선정된다.

지금까지 분위기로 보면 양현종은 골든글러브도 무난히 차지할 전망이다. 개인 성적도 빼어난데다 KIA의 통합우승에 에이스 역할을 한 점이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양현종이 황금장갑을 끼게 되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 골든글러브를 석권하는 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정후도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당연하지만 수상자로 호명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워낙 쟁쟁한 선배 외야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역대급 신인이라는 점이 투표에 참가하는 미디어 관계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3명 안에 들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정후가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하면, 그에겐 내년부터 뚜렷한 목표 한 가지가 생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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