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20원대로 떨어지자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0.89%) 내린 22만3000원에, 기아차는 200원(0.36%) 하락한 5만61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자동차 부품주인 현대모비스는 1만원(3.40%) 급락한 28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화강세로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최근 한 달 동안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의 지난 4월1일 종가와 지난 2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25만1500원에서 22만5000원으로 2만6500원(10.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주가도 3400원(5.69%) 내렸다.

최주홍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2011년 원화강세 구간에 자동차주의 순이익과 주가는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았는데 당시 신제품 업그레이드 효과가 컸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신차 품질 업그레이드가 어려워 환율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환율 여건이 악화됐지만 판매량 증가를 통해 환율 악재를 반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의 지난달 해외 판매량은 37만43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기아차는 9.4% 증가한 23만7300대를 기록했다.

내수판매의 경우 현대차는 쏘나타와 제네시스의 신차효과로 12.9% 늘어난 6만5891대를 팔아 지난 2009년 12월 이후 52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 물량이 늘어나면서 환율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처럼 이익감소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이 전년 대비 2% 절상됐음에도 현대차의 국내공장 매출액은 10조9000억원으로 7.1%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4월부터 급격히 진행된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자동차 업종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면서도 "실적 선행지표로는 원·달러 환율보다 판매와 가동률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동차주의 경우 환율 우려가 주가에 미리 반영된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주홍 연구원은 "최근 일본 완성차 업체에 대한 실적 추정치가 일본 엔화약세를 반영해 상향 조정된 반면 한국은 오히려 보수적으로 하향 조정됐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로의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강세로 현대·기아차에 대한 투자심리가 저조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펀더멘탈(기초 체력)은 개선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