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금' 역할…채굴량 제한돼 가치 더욱 폭등
가상화폐 ‘비트코인’ 관련 뉴스가 매일 같이 보도되며 근래 가장 중요한 경제 키워드가 됐다.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한 논란은 물론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이 가운데 한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거래의 본질을 ‘투기’로 간주하고 규제에 나섰다. 이에 미디어펜은 3회에 걸쳐 비트코인 관련 국내외의 분위기와 향후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짚어 본다. <편집자주>

[MP기획-비트코인, 규제만이 정답일까①] 광풍우려에 거래장벽 높이는 정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알아듣기 쉽게 비유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금(gold)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트코인 투자자 A씨)

40대 전업 주식투자자 A씨는 최근 본업이던 주식보다 비트코인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8일 현재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은 1만 9120달러에 육박한다. 1개에 한화 2000만원의 가치를 갖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사회 일각에선 아직 비트코인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비트코인은 즉각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많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을 수도 없는 ‘데이터’가 화폐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

이미 우리는 미니홈피 유행을 이끌었던 싸이월드의 가상화폐 ‘도토리’ 열풍을 기억하고 있다. 언뜻 비트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도토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면 ‘총량’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이 금(gold)으로 비유되는 이유다.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은 정체조차 불분명한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인물이다. 그는 애초에 시스템을 고안할 때 비트코인의 총량을 2100만 비트코인으로 한정 지었다. 누구나 특정 코드를 풀어내면 비트코인 1단위를 가질 수 있지만 일반 PC 1대로는 5년 가까이 걸릴 정도로 어려운 코드 속에 비트코인이 감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전용 프로그램과, 여러 사람이 협동해서 비트코인을 캐려는 움직임마저 등장했다. 비트코인 체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각국 정부가 발행한 돈보다 오히려 신뢰도 높은 화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정 정부가 발행을 주관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인위적인 통화정책에 의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염려가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비트코인이 전 세계적으로 유통된다면 미래의 우리는 더 이상 환전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신뢰도가 낮은 정부가 발행한 화폐단위들은 순식간에 화폐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아울러 각국 정부가 통화정책으로 경제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여지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한국정부 규제쪽으로 방향 정해

상황이 이러한지라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각국 정부의 표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 비트코인 투자열풍이 다른 나라보다 뜨겁게 일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부 또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가상통화 거래와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현장은 비트코인에 대한 금융당국과 경제현장의 시선이 상당히 큰 괴리를 보이고 있음을 노출한 자리였다. 

대한민국의 경우 미국과는 달리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규제의 틀을 정했다. 당장 제도권에서 인정하기에는 비트코인의 실체와 가치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는 게 당국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다단계 거래나 피라미드 조직까지 등장하며 과열 현상이 일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일반 주식거래에도 빈번히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서, 무조건 비트코인을 투기의 대상으로만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도입 초기단계에 있는 비트코인에 대해 지나친 보호 일색의 정책으로 장벽을 세울 경우 전 세계 경제현장에서 ‘갈라파고스’ 신세를 자초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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