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아이유가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일깨워줬던 직장을 떠난다. 상사들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근무 환경이 나쁘기 때문은 아니다. 자신이 주연이 될 수 있는 새 직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위 상승에 따른 이직(?)'이다.

8일 JTBC '효리네 민박'이 시즌2 제작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6월~9월 방송된 '효리네 민박'은 신개념 관찰예능 프로그램으로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민박집 주인이 돼 일반인 손님들을 맞이하고, 함께 일상을 공유한 평범한 내용이었다.

   
▲ 사진=JTBC '효리네 민박' 홈페이지


그런데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톱스타 가수였던 이효리의 재발견이 있었고, 남편 이상순의 알려지지 않았던 매력이 공개되며 그의 얼굴이 미남처럼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생겼다. 자연과 어우러진 이효리 부부의 대저택 자체도 화제였고, 반려견 반려묘도 스타 대접을 받았다. 일반인 손님과 이효리 부부의 어우러짐이 전하는 묘한 힐링 분위기, 사람 냄새 진하게 묻어났던 대화들, 잘 몰랐던 제주도의 풍광 등은 덤으로 마음 호강, 귀 호강, 눈 호강을 시켜줬다.

당연히 시청률도 높았고 울림 있는 예능에 호평도 이어졌다. '효리네 민박'에 초대받지 못한 일부 관광객들은 스스로 탐방길에 나섰고 민박집 앞을 기웃거려 이효리 부부의 사생활을 침해하는가 하면 반려 동물, 이웃들에게 민폐를 끼쳐 물의를 빚기도 했다.

'효리네 민박'이 문을 닫자 시청자들은 시즌2 제작 요구에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도 이효리 부부의 삶에 대한 궁금증은 많았다. 여름철 효리네를 봤으니 겨울철 효리네와 제주도도 보고싶어 했다.

제작진도 시즌2 욕심을 안낼 수 없었을 것이다. 성공한 아이템을 한 번만 하고 그만두기 아까웠을 것이다. 다른 연예인을 앞세운 'OO네 민박'도 구상해 봤겠지만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제주도 집만큼 좋은 조건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효리 부부를 설득하는 작업이 계속됐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효리네 민박' 시즌2가 만들어지게 됐다. 내년 1월, 겨울철 제주도의 소길리 '효리네 민박'이 다시 문을 열고 손님맞이를 한다.

'효리네 민박' 시즌2 제작 소식이 8일 전해지자 예상했던 대로 기다려온 팬들의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이날부터 신청을 받은 민박 손님 모집에 신청자가 폭주해 사이트가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단, 아쉬운 소식 한 가지. '효리네 민박'을 더욱 풍성하고 정감 넘치게 하는데 한 몫 담당했던 직원 아이유(이지은)가 시즌2에는 합류하지 못한다.

아이유는 '효리네 민박'을 통해 이효리나 이상순 못지않은 '재발견의 기쁨'을 안겨줬다. 노래 잘하고 작곡도 잘하는 뮤지션이자 '국민 여동생', 귀엽거나 똑순이 역할을 곧잘 하던 연기자 아이유. 이전까지 팬들에게 익숙했던 아이유의 이미지였다.

   
▲ 사진=JTBC '효리네 민박' 방송 캡처


하지만 아이유는 '효리네 민박'에 취직해 많은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줬다. 설겆이하고 요리하고 청소하고 장보고, 손심들 시중들고, 또래 손님 만나 친구 돼 반말로 얘기하고, 회장님(이효리)과 요가하고, 사장님(이상순) 음악 감상하고, 오물오물대며 오랫동안 밥먹고, 틈날 때마다 초콜릿 먹고, 낮잠도 자고 숙소로 돌아가 밤잠도 자고, 이효리에게 속깊은 인생얘기 음악얘기 털어놓고, 제주도 풍광에 반하고, 민박집 영업 종료하고 떠날 때 손편지를 써 천하의 이효리를 울리고… 

이런 아이유가 다시 문을 여는 '효리네 민박'에 직원으로 오지 못한다. 다른 일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이유는 tvN에서 내년 방영될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나의 아저씨' 촬영 일정이 '효리네 민박' 시즌2와 겹친다. 아이유도 아쉬울테고, 이효리도 아쉬울테고, 팬들은 더욱 아쉬울 것이다.

제작진은 새로운 직원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새로 효리네 민박집에 취직을 하든 전 직원 아이유와 비교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적잖은 부담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건 효리네 민박에 지원하는 취준생이 걱정할 일이고…

아이유는 새로 찾은 직장(?)에서 만족할까. '나의 아저씨'를 지휘하는 연출자가 '미생' '시그널'을 만들었던 김원석 PD라고 하니 큰 걱정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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