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메이저리그를 달궜던 일본의 괴물 선수 오타니 쇼헤이(23) 영입전에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승리했다.

9일(한국시간)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오나티가 에인절스와 입단 계약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는 이날 "오타니가 깊은 고민 끝에 에인절스와 계약하기로 했다. 관심을 보여준 많은 구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투타 겸업을 하며 일본에서 '이도류'란 별명으로 불리는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 모두 정상급 기량을 보이며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나타냈던 오타니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구단의 동의 하에 포스팅 시스템에 의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입단이 확정된 오타니 쇼헤이. /사진=니혼햄 파이터스 SNS


오타니에 대한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영입 경쟁에 무려 27개 구단이 뛰어들었고, 오타니가 이 가운데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7개 팀(에인절스,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을 상대로 면접을 하며 팀을 고르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에인절스가 오타니의 계약을 이끌어낸 데는 본인이 원하는 투타 겸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에인절스 측은 오타니에게 "투타 겸업을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 타자로 나서고 싶은 경기수와 투수로 나서고 싶은 경기수를 자유롭게 정하라"고 제안해 호감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우투좌타인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5시즌을 뛰며 투수로 통산 42승 15패 평균자책점 2.52의 성적을 냈고, 타자로는 타율 2할8푼6리에 48홈런 166타점을 기록했다. 

키 193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160km대 강속구를 뿌리는 오타니에 대해 메이저리그 팀들은 투수에 전념할 경우 충분히 에이스급 기량을 뽐낼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는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 겸업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고, 이번 에인절스와 계약 결정에도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오타니의 포스팅 금액은 상한핵인 2천만 달러다. 이전에는 포스팅에 의한 입찰에 상한액이 없었지만 지나치게 입찰액이 오르면서 거액 이적료를 챙기는 구단에 비해 선수 몫인 연봉 등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사이 2013년 새로운 협정을 함에 따라 포스팅 상한액을 2천만 달러로 제한했다. 

한편, 오타니 영입에 성공한 에인절스는 단번에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내년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팀이란 평가를 받게 됐다. 올 시즌 에인절스는 80승 82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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