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중국에 시원한 설욕을 하지 못하고 무승부에 그쳤다. 우승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무거워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남자부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김신욱 이재성이 나란히 1골 1도움을 주고받으며 활약했지만 측면 수비가 잇따라 무너지며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무승부로 끝내고 말았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로써 한국은 중국과의 통산 상대전적에서 18승 13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2패 가운데 1패가 가장 최근 맞붙었던 지난 3월 23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때의 0-1 패배였다. 갚아야 할 빚이 있었던 중국을 이번에도 꺾지 못하면서 한국은 앞으로 북한, 일본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신태용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중국을 상대했다. 장신 김신욱(전북 현대)을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우고 염기훈(수원 삼성) 이명주(FC서울) 이재성(전북 현대)에게 공격 2선을 맡겼다. 중원에는 주세종(FC서울) 정우영(충칭 리판)이 배치됐다. 김진수(전북 현대) 권경원(톈진 취안젠) 장현수(FC서울) 최철순(전북 현대)이 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지켰다.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순간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중국에 선제골을 내줬다. 오른쪽 측면이 무너져 크로스 패스를 허용했고, 중앙으로 달려들던 웨이스하오가 가볍게 논스톱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곧바로 동점 추격을 한 것이 좋았다. 불과 3분 뒤인 12분, 전북의 공격 듀오 이재성 김신욱이 멋진 합작 플레이로 골을 만들었다. 이명주의 침투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골문 오른쪽 앞까지 돌파했다. 중국 골키퍼가 달려나오자 이재성은 문전 정면에 위치한 김신욱에게 한 발 앞서 절묘하게 패스했다. 김신욱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김신욱의 A매치 골은 2014년 1월 25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이후 거의 4년 만에 나온 것이었다.

이재성 김신욱 콤비 플레이는 다시 한 번 빛을 내며 역전골까지 합작해냈다. 전반 19분 중국 문전으로 길게 날아온 공중볼을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어트렸다. 쇄도하던 이재성 쪽으로 정확히 연결된 볼을 이재성이 왼발로 슛해 중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은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체력이 떨어지면서 움직임이 느려져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다. 그러다 중국의 역습 한 방에 수비가 다시 허물어지며 아쉬운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30분 한국의 왼쪽 수비를 뚫고 가운데로 크로스가 넘어왔다. 중앙을 파고들며 수비를 따돌리린 위다바오가 솟구쳐 헤딩슛한 볼이 좌측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2-2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결승골을 뽑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갈수록 스피드가 떨어졌다. 염기훈, 이창민이 막바지 좋은 위치에서 날린 슛은 잇따라 골문을 벗어났고 그대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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