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무한도전'의 새로운 제6의 멤버로 조세호가 유력해졌다. 파업으로 인한 약 3개월의 공백기 후 재개된 '무한도전'에 연속 출연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앞서 새 멤버로 합류한 양세형처럼 자연스럽게 고정 한 자리를 꿰차는 분위기다.

그런데 변수가 한 가지 생겼다. 조세호가 너무 똑똑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라는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

9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멤버들의 2018 수학능력시험(수능) 도전기가 그려져 큰 웃음을 안겼다. 실제 이번 수능 때 출제된 문제를 풀었는데, 6과목 450점 만점에 200점  이하를 받게 되면 필리핀의 레전드 복싱 선수 파퀴아오와 스파링 대결에 나서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조건이 걸려 있었다.  

   
▲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멤버들은 각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과목을 정해 시험에 응시했다. 그 과목의 대표로 뽑힌 멤버의 점수가 나머지 5명이 함께 푼 점수보다 낮을 경우에는 파퀴아오와 따로 개인면담을 해야 한다는 부수적인 특전(또는 벌칙)이 걸려 있었다.

유재석이 국어, 정준하가 수학, 조세호가 영어(이상 100점 만점)의 대표 응시자로 나섰다. 유재석은 평소 신문을 많이 봐서, 정준하는 고교 수학 과정만 6년간 공부한 경력(대학 4수생 출신)과 정총무란 별명 때문에, 조세호는 영어 유치원 출신이라는 것이 선발 이유였다. 한국사는 박명수, 생활과 윤리는 하하, 사회문화(이상 50점 만점)는 양세형이 맡았다.
 
시험 결과는 제작진의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기존 멤버인 유재석은 45점을 받았고, 정준하는 18점, 박명수는 13점, 하하는 10점, 양세형은 7점을 각각 받았다. 새 멤버로 거론되는 조세호의 점수가 단연 높았다. 조세호는 반타작을 넘겨 무려 53점을 받았다. 물론 6명 점수의 합은 200점에 한참 못미쳤고, 파퀴아오와 스파링을 하는 영광을 피하지 못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치른 수능은 당사자들의 머리에는 쥐가 날 정도로 곤혹스러웠지만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꿀잼이었다. 시험 결과에 파퀴아오와 스파링 벌칙을 내건 것도 애교스러웠고, 시험 직전 대표적인 수험생 금지곡인 태진아의 '진진자라' 등을 들려주는 제작진의 친절함은 혀를 내두르게 했다.

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시험 대책을 토론하는 멤버들의 모습도 폭소 잔치였다. 특히 자신들만의 찍기 노하우를 공개할 때는 조세호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조세호는 "보기가 제일 길거나 짧은 게 답일 확률이 높다", "인쇄가 진하게 돼 있는 문장을 주목하라"는 고전적인 팁을 풀어놓아 공감과 웃음을 샀다. 양세형이 '출제자의 정답 배열 심리를 추측하라'고 하자 조세호는 "음을 타면 된다"면서 "53242 32542"라는 알 듯 모를 듯한 답 찍기 배열을 설파해 유재석까지 폭소하게 했다.

조세호의 이런 맹활약에 '무한도전' 방송 후 시청자들과 팬들 사이에는 그를 새로운 고정 멤버로 합류시키라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존 멤버들과 두루 친분이 있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다져온 그만의 웃음 코드가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다만 한 가지, 이날 수능 결과에서도 드러났듯 조세호의 지나치게 '똑똑한' 면모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조세호가 받은 영어 점수 53점은 5명의 멤버들이 힘을 합쳐 얻어낸 45점보다 훨씬 높았다. 멤버들 사이에 조세호는 '예능계 민병철'로 불려졌고, "갑자기 섹시해 보인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에 맞지 않는 멤버다"라는 상반된(?) 평가도 나왔다.

조세호는 '무한도전 멤버 되기에는 쓸데없는 신비한 영어점수'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새로운 고정 멤버로 정식 합류할 수 있을까. 제작진과 기존 멤버들은 고민이겠지만 조세호는 신선한 웃음을 빵빵 터뜨리며 시청자들의 마음은 이미 사로잡은 것처럼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