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세월호를 다룬 첫 영화가 만들어져 공개됐다. 오멸 감독이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이어서 여운이 길게 남았다.

10일 방송된 JTBC '전체관람가'에서는 독립영화계의 거장 오멸 감독이 세월호를 모티브로 연출한 단편영화 '파미르'의 제작 과정과 완성된 작품이 공개되고 다른 감독들은 영화를 본 소감을 솔직히 밝혔다. 

극장 개봉됐던 문제작 '지슬'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오멸 감독이 무거운 주제인 세월호를 어떻게 영상으로 담고 이야기를 풀어갈 것인지 관심을 모았다. 오멸 감독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쓴 시나리오가 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상영된다면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며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 다루려 했다"고 작품구상 과정을 설명했다. 

   
▲ 사진=JTBC '전체관람가' 방송 캡처


오멸 감독은 많은 독립영화 작업을 해온 것처럼 스태프들과 다함께 힘을 모아 악조건 속에서도 치열하게 작업을 했다. 동거차도를 찾아 아픔의 현장을 관객들에게 간접적으로 느끼게 했다. 서몽골까지 날아가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될 대자연의 모습을 담았고 아루카라는 유목민의 아들을 즉흥 섭외해 명연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 '파미르'는 세월호로 인해 삶과 죽음이 갈린 두 친구의 이야기였다. 세월호에 탔다가 돌아오지 못한 친구가 남겨둔 자전거. 살아남은 친구는 그 자전거를 타고 생전 친구가 가고 싶다고 했던 파미르로 고독한 여행을 떠나고, 유목민 아이를 만나 이별하는 법을 조금씩 깨닫는 과정을 서정적인 화면으로 담아냈다.

잔잔하면서도 큰 울림을 전한 영화를 지켜본 MC 윤종신과 다른 감독들은 각자 느낀 점을 얘기했다.
 
윤종신은 "영화 시작할 때 안 슬프다고 하셨는데 첫 장면부터 눈물이 났다"며 "마지막에는 위로를 전하면서 훈훈하게 마무리된 것 같다"고 감상평을 밝혔다.  

이에 오멸 감독은 "세월호 사건 이후에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내기도 하고 서로에게 많은 돌을 던졌다. 이별을 할 때 현명하게 이별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세월호가 남긴 상처들을 어떻게 치유하고, 남아있는 자들은 어떻게 이별을 대해야 하는지 고민했음을 털어놓았다.

박광현 감독은 "오멸 감독님 영화의 특징이 슬픔을 순수함으로 표현하시는 게 있는데, 너무 잘 표현된 것 같다"고 했다. 

정윤철 감독은 "세월호 사건이 전국민에게 너무 충격이었는데 영화계가 어떻게 다룰지 고민이 많이 됐었다. 세월호를 다룬 첫 영화 아니냐"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 깊었고 뭉클했다. 감독님에게 존경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감동을 표현했다.

이경미 감독은 "세월호에 대해 쭉 생각하고 있는데 누구는 이해할 수 있고 누구는 이해할 수 없는 극단의 현상들이 세월호 사건으로 곪아왔던게 터졌다고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 (자전거) 안장이 시간이 흐르면서 터지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영화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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