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영재센터 관련 "삼성, 돈도 안 준다고" 언급
'무조건 지원' 특검 주장에 위배…오해 풀 수 있을까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시호씨가 "'이규혁이 삼성에서 돈 언제오냐'며 '안 오면 난 어떡해'라고 걱정했다"고 증언하자 특검석에서 한숨이 흘러 나왔다.

장씨는 11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과 관련한 증언을 이어나갔다. 앞서 장씨는 증인 심문 전 선서를 낭독하며 울먹거리는 등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 최서원씨 조카 장시호씨가 지난 해 1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씨는 지난 6일 삼성을 압박해 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하게 하는 등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아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날 변호인단은 장씨에게 이규혁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언급, 장씨에게 "'삼도 연락이 안 온다고 하고’가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이는 영재센터 설립 즈음 영재센터 핵심 멤버인 이규혁과 장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의미한다.

장씨는 "그렇게 중요한 문자메시지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변호인단은 "중요하지 않은지 판단하는 게 아니고 메시지의 의미를 묻고 있다"며 "'삼성에서 연락이 안 온다고 하니 누군가에게 전해라'고 읽히는데 맞냐"고 재차 질문했다.

이에 장씨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변호인단은 "누구에게 전달하라는 취지냐"고 묻자 "이규혁이 당시 삼성에서 영재센터에 대한 후원이 있을 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런 내용을 김종 차관님께 이야기할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에 장난삼아 '너가 일러, 돈도 안 준다고'라는 식으로 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특검은 삼성전자의 한국스포츠영재센터 후원에 대해 "삼성전자는 영재센터가 실체 없는 조직인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 대한 뇌물의 의미로 후원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장씨의 증언으로 "삼성이 앞뒤 안 재고 영재센터에 후원했다"는 특검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은 것이 됐다. 영재센터에 '무조건적인 후원'을 한 것이 아닌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이 된 상태에서 후원을 한 것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영재센터 후원에 대해 "한국영재센터 지원 결정 당시, 최씨와 장씨의 이득을 위해 설립한 센터라는 것을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영재센터 후원은 정부의 요청과 공익적 측면을 감안한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변호인단, 김종 전 문체부 장관 '위증 가능성' 제기

한편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서증 조사를 통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위증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전 차관은 특검의 핵심 증인이라 불리는 사람 중 한명이다.

변호인단은 "김 전 차관이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위증했음에도 특검이 김 전 차관을 위증 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고 지적, "김 전 차관이 특검이 원하는 방향으로 거짓 진술 했을 가능성 농후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이 김경숙 전 이화여대 총장에게 '직권남용외에는 모두 털었다“며 4월30일이면 모두 끝난다"고 말했던 것을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말은 김 전 총장이 지어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특검과 김 전 차관 사이에서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변호인단의 의견에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삼성 측 피고인들이 뇌물제공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어 수사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6일 장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전 차관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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