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북한을 이기긴 했지만 시원한 승리는 아니었다. 한 골 얻어낸 것도 북한의 자책골에 의해서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1차전 중국전 무승부(2-2) 후 첫 승을 거두며 1승1무를 기록, 남은 일본전에서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북한은 일본전 0-1패배에 이어 이날 한국에도 0-1로 져 2연패를 당했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북한과의 통산 상대전적 7승 8무 1패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했다. 한국이 북한에 진 것은 1990년 평양에서 열린 친선경기 1-2 패배가 유일하다. 

신태용 감독은 앞선 중국전과는 다른 선발 명단을 짰고 포메이션도 스리백 바탕의 3-4-3으로 바꿨다. 발빠른 진성욱(제주)을 원톱에 세운 것이 눈에 띄었고, 권경원(톈진 취안젠)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도스)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골문은 조현우(대구)가 맡았다. 진성욱과 정승현은 A매치 데뷔전이었다.

북한은 일본전 선발로 나섰던 11명이 그대로 다시 기용됐다.

예상했던 대로 북한은 '두 줄 수비'를 세우며 철저한 수비 위주 전략으로 나왔다. 한국은 어떻게든 북한 수비를 흔들어놓으려고 애썼지만 협력 수비에 번번이 차단당하며 이렇다할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세트피스에서의 정밀도도 떨어져 전반 한국은 슈팅수 5-3으로 우세했지만 득점 없이 마쳤다.

후반 들어 한국은 좀더 좌우 활용 폭을 넓히며 공간 확보를 통해 공격 기회를 엿봤다. 이런 시도가 조금씩 통하며 후반 초반 진성욱의 헤딩슛, 이창민의 중거리슛 등으로 북한 수비를 흔들었다. 진성욱은 후반 12분 논스톱 슈팅이 왼쪽 골대를 때리고, 15분에는 슈팅한 볼이 골키퍼까지 제쳤으나 골문을 막아선 수비수에게 막히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국의 결승골은 행운의 자책골로 얻어냈다. 후반 19분 김진수가 내준 볼을 받아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김민우가 가운데 진성욱을 보고 낮고 강한 크로스를 넣어줬다. 이 볼이 진성욱보다 한 발 먼저 걷어내려던 북한 리영철의 다리에 맞고 그대로 북한 골문으로 들어갔다. 

신태용 감독은 리드를 잡자 진성욱, 이창민을 빼고 김신욱과 이명주를 투입해 추가골을 놀렸다. 하지만 실점한 북한이 공격적으로 전형을 바꾸자 오히려 주도권은 북한 쪽으로 넘어갔다. 한국은 수비가 서로 호흡이 맞지 않으며 위험한 장면을 맞기도 했지만 그나마 끝까지 실점 없이 버텨 간신히 한 골 차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한국은 오는 16일 개최국 일본과 최종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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