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해 KBO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뽑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늘(13일) 오후 열린다. 어느 정도 골든글러브를 예측할 수 있는 포지션도 있지만 쟁쟁한 후보들이 경합해 누가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될 지 안갯속인 포지션도 많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내야수 쪽 경쟁이 예년이 비해 치열한 편이다.

올해 골든글러브는 후보 숫자가 부쩍 늘어났다. 후보 기준이 완화되면서 총 85명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45명이었던 후보의 두 배 가까이나 된다. 

   
▲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한 양현종(투수)과 강민호(포수). /사진=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투수 부문은 지난해 6명에서 올해 무려 26명으로 늘어났다. 얼핏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정리가 된 상황이다. 양현종(KIA)이 시즌 성적이나 팀 성적 면에서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선발 20승을 올리며 다승왕(팀 동료 헥터와 공동수상)에 올랐고 KIA의 통합우승에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 이미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했다. 각종 언론사 시상식 등에서도 최고투수상을 휩쓸었다. 골든글러브 역시 예약해둔 상태다.

포수 부문도 강민호가 경쟁 우위를 보인다. 이번 시즌까지 롯데 소속으로 뛰었지만 FA 이적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강민호는 타율 2할8푼5리에 22홈런, 68타점으로 공수 겸장 안방마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내야 가운데 확실해 보이는 자리는 3루수뿐이다. 최정(SK)이 46개의 홈런을 날려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든든한 배경으로 유력한 수상 후보다. 홈런 외에 타율 3할1푼6리, 113타점으로 공격 지표가 독보적이다. 

하지만 나머지 내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1루수는 롯데의 재건에 앞장선 이대호가 로사리오(한화), 스크럭스(NC), 러프(삼성) 등 외국인 선수들과 다투는 형국이다.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37홈런 111타점을 올린 로사리오와 124타점으로 타점왕을 차지한 러프가 자격을 갖췄다. 하지만 6년 만에 국내 복귀해 사직구장을 들썩이게 했던 이대호도 충분히 강력한 임팩트를 줬다.

   
▲ 2루수 부문 후보 안치홍-박민우(위), 유격수 부문 후보 김선빈-김하성(아래) /사진=각 소속 구단 제공


2루수와 유격수는 KIA 키스톤 콤비 안치홍, 김선빈의 동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팀 우승의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데다 안치홍과 김선빈은 개인 성적도 뛰어났다. 안치홍은 타율 3할1푼6리에 21홈런, 93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김선빈은 3할7푼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1994년 이종범 이후 처음으로 유격수 타격왕 타이틀을 따냈다.

하지만 안치홍과 김선빈이 수상을 낙관할 수 없는 것은 강력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다. 안치홍의 경쟁자는 NC 박민우다. 박민우는 타율이 3할6푼3리나 된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는 것이 박민우에게는 걸림돌이다. 유격수 쪽의 또 다른 유력 후보는 넥센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팀 4번타자의 중책을 맡으면서도 유격수로서는 내세울 만한 타격 성적도 올렸다. 3할2리의 타율에 23홈런 114타점을 기록해 팀 기여도 면에서는 김선빈 못지않다. 

외야수 부문에서는 22명이 후보에 올라 그 가운데 3명이 황금장갑을 품에 안는다. 매년 각 팀의 내로라하는 외야수들이 경쟁을 벌여 가장 치열한 격전의 장이며, 깜짝 수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는 KIA 4번타자 최형우가 안정권에 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손아섭(롯데), 박건우(두산), 버나디나(KIA), 민병헌(두산→롯데), 구자욱(삼성), 이정후(넥센)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는 박용택(LG)이 수상에 근접했다. 하지만 나지완(KIA)이 팀 우승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화려한 은퇴를 한 이승엽(삼성)은 상징성으로 인해서 투표인단의 표심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

올 한 해를 총정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수상자 이름이 불릴 때마다 유력 후보들과 팬들의 환호성·탄성이 교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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