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계파 갈등 청산과 당내 규합이 우선
[미디어펜=정광성 기자]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3선 김성태 의원이 당선됐다. 특히 김 의원이 원내 지휘봉을 잡으면서 향후 1년동안 한국당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태 신임 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치러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112명 중 총 108명의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55표로 과반을 획득하며 승전보를 울렸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은 4선의 함진규 의원이 낙점됐다.

이들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던 한선교·이주영 의원은 17표, 홍문종·이채익 의원은 35표를 얻는데 그쳐 일각에서 전망했던 결선투표는 진행되지 못했다.

김 성태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말에서 "이제 우리는 야당이다. 잘 싸우는 길에 '너, 나'가 있을 수 없다"며 "대여투쟁력을 강화해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 포퓰리즘을 막아내는 전사로 서겠다"며 포부도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 우리 모두의 아픔과 상처를 뜨거운 용광로에 넣자"면서, "우리 당이 진정한 서민·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정당,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이 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선은 친홍(친홍준표)·친박(친박근혜) 등 이른바 '계파전' 양상을 띄었던 가운데 친홍으로 분류되는 김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홍준표 대표의 당 장악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예산안 처리 과정과 7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조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법인세 인상이나 공무원 증원 등 보수진영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책 이슈에서 실책하며 한국당 패싱 논란이 증폭됐다.

그러나 한국당은 캐스팅보트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국민의당을 안고 가야만 여당을 견제하는 것은 물론 원하는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1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성태 신임 원내 대표가 1년간 한국당을 이끌어 나갈 방향에 대해 "한국당의 정체성에 맞게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안보 측면에선 추호도 양보나 타협해선 안되지만, 민생관련해선 협조를 해야 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다당제 정치 구도속에 한국당이 분리한 위치에 있다. 국민의당의 행보를 보면 절대로 신뢰 할수 있는 제1야당의 파트너로 볼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의 변화 속에서 한국당의 유리한 쪽으로 간다면 김 원내대표가 힘을 받아 제1야당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성태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함진규 신임 정책위의장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선 대여투쟁도 중요하지만 한국당의 해묵은 과제인 계파 갈등을 청산하고 당내 규합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고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의 갈등이, 박근혜 정부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갈등이 당 화합을 가로막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비박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이후 당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최대 계파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당내 계파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역시 친홍, 친박, 중립지대의 3자 구도로 전개됐다. 크게 보면 친홍과 '비홍'(비홍준표)의 대결이기도 했다는 분석이다.

김 원내대표는 계파 화합 차원에서 당내 친박계로 통하는 함진규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영입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친박·비박을 찾다가 쪽박을 찼는데 무슨 염치로 친홍·비홍인가"라면서 계파청산을 공언했다.

홍일표 자유한구당 의원은 "이번 김성태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한국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면서 "지금부터 원내 지도부가 앞장서서 당내 혁신과 개혁에 속도를 내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의 과거 거친 발언이 홍준표 대표의 캐리터와 비슷해 당 지지율에 도움이 될지 의려도 나온 바 있다.

실제로 선거 막판까지 김 후보를 괴롭힌 것은 친홍 후보인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홍준표 사당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당내 비홍 진영의 우려 섞인 정서였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김 원내대표의 언사로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다만 어제 정경발표에서 거친 표현도 있었는데 이 부분은 향후 원내대표로서의 품위를 지키면서 잘 조절하면 충분이 할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