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다양한 구설수로 논란이 된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6년 만에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경영권 확립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병철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권 회장의 이번 주식매입은 회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권성문 회장이 최근 회사 지분율을 추가로 확대하고 있다. 먼저 권 회장은 지난 8일 KTB투자증권 지분 93만 7825주(지분율 1.55%)를 장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도 권 회장은 주식 46만 8692주를 장내 매수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이 KTB투자증권 주식을 매입한 것은 6년 만의 일이다.

   
▲ 사진=KTB투자증권


이로써 권 회장의 지분은 기존 21.96%에서 24.29%로 확대됐다. 최대주주 지위는 수성함은 물론 2대 주주와의 격차를 오히려 벌렸다. 현재 2대 주주는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이다(지분율 16.39%).

권 회장이 지분매입에 나선 이유에 대해 KTB투자증권 측은 ‘대주주의 책임경영 강화’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진짜 속내는 이병철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비한 ‘총알’ 확보 아니냐는 시선도 많다. 

현재 KTB투자증권은 권성문 회장, 이병철 부회장, 최석종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대 주주인 이병철 부회장을 영입한 것은 권 회장 자신으로 이 부회장은 작년부터 회사 경영에 합류해 호평을 받았다. 2013년까지만 해도 적자를 기록하던 KTB투자증권의 실적은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 27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호전됐다.

문제는 회사 사정이 나아진 대신 권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 회장이 당초 약속과 달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한 견해차가 존재하는 것 같다”면서 “권 회장의 경우 최근 자신이 핀치에 몰린 상황이 이 부회장과 관계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정리했다.

권성문 회장은 최근 자회사 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과 횡령 의혹 등에 시달린바 있다. 이 중에서 횡령 의혹 등은 회사 내부에서 당국으로 정보가 제보됐다는 많아 KTB 사내 갈등이 바깥으로 표출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권 회장이 지분 매입에 나섬으로써 최근 KTB투자증권을 둘러싸고 불거진 ‘경영권 분쟁’ 의혹은 더 이상 의혹이 아닌 사실 수준으로 굳어가고 있다. 내년 3월 주주총회 시점까지 권 회장-이 부회장의 지분매입 경쟁이 벌어질 경우, 최근 가까스로 안정을 찾은 KTB투자증권의 주가와 수익에 다시금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