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라는 미국 월가 격언이 있다.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아 시장 약세를 대비하라는 말인데 묘하게도 이 격언이 최근 수십년간 우리 시장에도 맞아 떨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5월. 그렇다면 월가 격언을 믿고 약세장에 대비해야 하는걸까. 아니면 미국 경기 훈풍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호전세를 믿고 다시 2000선 돌파를 대비해야 하는걸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5월 증시 기대해도 되는 이유

5월 증시가 기대되는 이유는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 무역이 회복되면 많은 부분을 대중국 수출에 기대고 있는 우리 경제에는 호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중국 4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0.9% 증가했다. 이는 전월의 미아너스 6.6%에서 확연히 개선된 것이다. 당초 블룸버그 통신 전문가 예상치는 3% 감소였다.

   
▲ 5월 증시가 기대되는 이유는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 무역시 회복되면 상당부분 중국 수출에 기대고 있는 우리 경제에는 호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뉴시스

이트레이드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지난 1,2분기는 중국 경제 부진이 코스피를 눌러왔는데 중국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게 나오기 시작했다"며 "중국 수출이 잘 되면 한국 경제 기대감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도 코스피가 2월 이후 지속되는 상승추세가 5월에도 유효하다고 봤다. 다만 단기조정기를 거칠 것이서 탄력적인 시장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5월 증시를 시작하면서 가장 흔하게 듣는 월가의 격언은 '5월에 팔고 떠나라' 라는 말"이라며 "이런 주장이 국내증시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2011년 이후 코스피의 5월 간 움직임을 보면 맞는 것도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고 밝혔다.

이는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2050포인트 돌파 및 안착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시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5월에 팔고 떠나야 하는 이유

월가 격언이지만 묘하게도 여의도에서도 5월에 팔고 떠나라는 말은 맞아 떨어진 적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2000년 이후에도 5월에는 항상 증시가 부진했고 더 넓혀 1990년대를 봣도 이 격언은 유효했다.

이유는 5월에 항상 굵직한 국제 경제 뉴스가 터졌기 때문이다. 또 5월쯤 되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달아올랐다 실적시즌이 전개된면서 기대감이 현실로 바뀌는 과정에서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이 공통된 현상이었다.

   
▲ 월가 격언이지만 묘하게도 여의도에서도 5월에 팔고 떠나라는 말은 맞아 떨어진 적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2000년 이후에도 5월에는 항상 증시가 부진했고 더 넓혀 1990년대를 봣도 이 격언은 유효했다/뉴시스

5월 증시가 2000선 안착이 쉽지 않은 이유는 대략 세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미국 경기는 회복세지만 글로벌 경기는 아직 안개속이라는 것이고 한국 내부의 민간소비도 부진하며 마지막으로 환율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5월 증시는 2000선 안착을 위한 시도가 전개될텐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유는 미국 경기가 좋은 것은 틀림없지만 글로벌 선진국들의 경기는 맑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세월호 침몰로 인한 급격한 내수 부진과 최근 불거지고 있는 원화 강세로 인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도 5월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민간 부동산 지표가 많이 둔화돼 있고 최근 환율 우려도 너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로인한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