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은 글로벌업체 도약 불기피한 수순, 인수합병 등 경쟁력 키워야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삼성그룹이 8일 시스템통합업체인 삼성SDS를 연내 상장키로한 것은 글로벌ICT로 부상하기위한 중요한 포석이다. 삼성SDS는 지난해부터 계열사 수주물량을 감축했다. 사실 SI의 경우 그룹 전산망과 시스템통합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그룹의 모든 경영정보를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최고수준의 공급망관리체계를 보유중이다. 스마트폰인 갤럭시 S가 최고의 생산, 품질및 기술경쟁력으로 애플을 누르고 세계1등을 유지하는 데는 삼성만의 공급망관리체계가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이것은 최고급 경영비밀에 해당한다. SI일감을 다른 기업이나 외국기업에 개방할 경우 이런 경영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 경쟁사에 흘러갈 수도 있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재계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관련, 건설과 광고, 건설일감은 대폭 개방했지만, SI만은 예외적용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재계는 결국 SI일감도 중소기업들에게 내놓았다. 정부와 여야는 대기업경쟁력 훼손과는 아랑곳없이 공정법개정안을 처리했다. 계열사 일감이 많은 업체에 대해선 세금물리고, 과징금도 부과키로 했기 때문이다. 반기업적인 경제민주화 광풍의 후유증이다.

   
▲ 삼성그룹 로고
그룹경영은 계열사간 자금 및 비즈니스 거래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거두기위해서 존속한다. 박근혜정부와 여야는 이런 그룹경영의 특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계열사간 거래는 거래비용을 줄이기위한 가장 효율적인 경영행위이요, 합리적인 거래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높여서 글로벌 골리앗들과 싸워야 하는 것이다.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재계가 오늘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데는 계열사간 거래와 수직계열화 등 그룹경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룹경영과 선단식 경영은 자본축적이 미약하고,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취약했던 한국기업들이 미국 일본 유럽의 강자들과 맞서 승리하는 데 강력한 수단이자 무기였다. 선진기업들은 한국의 그룹경영, 벌떼경영, 선단식경영에 경계심을 표시했다. 한국이 마침 97년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선진기업들은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한국정부에 대기업의 그룹경영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도록 요구했다. 선진기업의 입김을 받는 월가는 IMF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명분하에 재벌을 약화시키는 개혁안을 밀어부쳤다.

   
▲ 삼성SDS가 연내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후 글로벌 ICT업체로 도약키로 했다. 경제민주화와 일감몰아주기 규제로 내수사업이 발묶인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 골리앗들과 승부를 겨뤄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좌파시민단체와 야당, 공정위, 심지어 새누리당의원들조차 계열사간 거래를 일감몰아주기라고 낙인찍고, 2세들이 경영권을 편법으로 승계하기 위한 꼼수라며 부정적으로 덫칠하기 바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엎기위해 에너지를 소모해온 좌파학자들은 대기업을 해체하고, 오너경영을 방해하기위해 야당의 반대기업 선동자들, 좌파언론들과 짬짜미했다.

삼성그룹이 삼성SDS를 상장키로 한 것은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다. 국내에선 정부 및 공기업이 발주하는 SI사업은 삼성 등 대기업에겐 막혀버렸다. 계열사로부터 수주하는 것도 비율이 높으면 일감몰아주기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이제 해외로 나가야 하지만, 자금 기술력 인력등에서 선진국 SI업체들에 비해 열악하다.

상장을 통해서 글로벌시장을 개척하는 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기술력도 높여야 한다. 글로벌 SI시장은 미국의 IBM과 액센츄어등이 패권을 잡고 있다. 삼성SDS가 이런 골리앗들에게 명함을 내밀기에는 아직 힘이 부친다. 과감한 혁신이 절실하다. 그래서 체력을 키워야 하고, 실탄도 마련해야 한다. 삼성SDS 상장은 이런 글로벌 시각에서 봐야 한다. 좁은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삼성SDS는 국내 공공시장과 대외 금융IT시장 철수를 선언한 이후, 해외물류 IT, 모바일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좌파들은 이번 상장에 대해서 이건희회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을 까는 것으로 덫칠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 등 2세들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안겨줬다며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에선 삼성SDS 주주변동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이나 이부진 호텔신라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도 주식을 팔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이 14%대, 이부진사장과 이서현사장이 4%대 지분을 보유중이다.

우리는 외국IT기업들의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미국의 페이스북과 구글이 최근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했다. 확보한 자금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고 있다. 덩치를 키우고, 미래를 대비한 사업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월가 상장을 추진중이다. 기업가치만 1600억달러에 달하는 알리바바는 1차로 10억달러를 조달하고, 하반기엔 200억달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은 2012년 상장을 통해 160억달러를 조달했다. 페이스북은 상장으로 거머쥔 자금으로 올해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왓츠앱과 가상현실 기기 제작업체 오큘러스를 사들였다. 4월들어서도 금융서비스와 모바일 결제서비스상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무척 공격적이다.

삼성SDS도 거친 바다로 가야 한다. 내수라는 좁은 강에서 벗어나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팔딱팔딱 휘젓고 살아가는 고래가 돼야 한다. 이곳에서는 IBM과 액센츄어 등 대형고래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들을 넘어서 글로벌 톱 SI업체로 가야 한다. 삼성전자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해냈다. 반도체에서 TV 및 냉장고등 가전, LCD, 갤럭시 스마트폰 S5 등...이들 품목은 5대양 6대주에서 가장 큰 고래가 됐다.삼성SDS는 상장시 시가총액이 11조5600억원가량될 전망이다. 100억달러이상 된다. 현재 장외시장 주가는 14만9500원이다. 총 발행주식은 7735만여주에 이른다. 시가총액기준으로 거래소 종목 18위인 LG전자(10조9600억원)보다 많아진다.

IT업체들의 상장은 글로벌 트렌드이다. 미래 신기술을 개발하고,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구축과 경쟁력강화, 미래 신수종사업 선점 등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SDS의 상장도 이런 점에서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것이다. 새로운 앱기술을 개발하고, 가상현실기술 등 신기술 솔루션을 확보하는 것도 긴요하다. IBM과 액센츄어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기술, 사물인터넷(IoT)시장에서 저만치 달려가고 있다. 글로벌 SI업체들은 소프트융합기술과 미래 인터넷기반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SDS로선 이같은 기술선점과 미래 신수종사업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된다.

정부는 경제민주화를 한답시고 대기업SI업체들의 국내 사업기회를 대폭 제한하고 발을 묶었다. 이를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전기로 활용하면 된다. 이번 상장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보유지분 가치가 투자원금의 136배인 1조3000억원가량 급증했다며 편법 승계 운운하며 난리를 치는 언론들의 보도성향도 문제다. 질투의 감정이 짙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 일가는 삼성SDS의 상장에도 불구, 지분을 매도하거나, 지분보유현황에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상장후 6개월간은 보호예수기간에 묶여 팔 수도 없다.

삼성SDS는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거대한 바다로 힘차게 헤엄쳐가기 바란다.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경쟁력강화를 통해 글로벌 골리앗들과 멋진 승부를 겨뤄 글로벌 톱SI업체로 도약했다는 소식을 조만간 전해줬으면 한다. [미디어펜=이의춘발행인jungleelee@mediap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