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 논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각자 독자 세력화에 속도를 내면서 결국 합의 이혼 수순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통합파는 당내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통합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고, 이에 맞서 통합 반대파인 호남 중진 주축의 '평화개혁연대' 내부에서 "합의이혼을 고민할 때"라는 주장마저 나오는 등 국민의당의 분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39명의 국회의원 중 3분의 2가 넘는 의원이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이것이 민심이고 당심이다"면서 "호남은 통합반대가 압도적이며, 통합할 경우엔 개혁통합이 아니라 적폐통합이 될 것이다"며 통합론에 강하게 반대했다.

정동영 의원도 "바른정당과 통합 시도를 중단하고 개헌 등 시대적 요구 과제로 관심을 돌리도록 안 대표에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14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 의원을 끌어당기고 이후 한국당과 통합해서 중도보수 대표로 자기가 한번 하겠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일갈했다.

지금 현재 분당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분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당대표라고 하는 것은 소수의원들이 불만을 갖더라도 소통해서 함께 가도록 이끄는 게 리더십인데, 지금 의원들의 2/3가 통합에 반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14일 부산에서 열리는 국민통합포럼 행사에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함께 참석하기로 하는 등 통합 드라이브에 대한 의지를 전혀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최근 2박 3일간 호남을 방문하는 등 당내 민심을 수렴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조만간 통합론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평화개혁연대는 14일 초선의원 10명의 모임인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와도 오찬회동을 추진한다.

애초 구당초는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에 반발하면서도 평화개혁연대 활동 참여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찬반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합의이혼' 상황이 온다면 구당초 의원들의 성향상 자연스레 평화개혁연대로 쏠리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두 모임이 '반안'(反安·반안철수) 공동전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거론된다.

호남계로 분류된 국민의당 한 고위 관계자는 "안 대표의 독단이 어디서 멈출지 참 궁금하다. 바른정당이 한국당이 합쳐질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는 지금에도 중도통합을 논의 하는 것은 안 대표도 바른정당과 함께 한국당으로 입당하겠다는 의미로 밖에 받아드려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안 대표가 지금이라도 통합의 논의를 멈추고 국민의당을 바로 세우는데 주력 한다면 얼마든지 적극 도울 의사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탈당도 감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1월 2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 박지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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