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미디어펜 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14일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는 후퇴를 경험했다”는 말로 한중간 사드 갈등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시 주석은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중국은 2022년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 두 나라는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협력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중한 수교 25주년을 맞아 이번에 대통령님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지난 사드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후퇴의 길을 걸었다는 점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나는 대통령님의 이번 방문이 상호 존경과 신뢰에 기초해 우리가 추구하는 더 나은 길을 닦아서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은 어제가 남경대학살을 추모하는 기념일이었다. 한국에서 그 행사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대사를 참석시켜 준 점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전날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가 문 대통령의 베이징공항 환영식에 참석하는 대신 중국의 난징대학살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 고마음을 표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중국은 2022년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 두 나라는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협력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 올림픽 조직과 준비, 중계, 스포츠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은 “중한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관건적인 시기에 처하고 있다. 우호적이고 가까운 이웃 협력자로서 지역 평화 수호와 공동 발전 촉진하는 면에 있어서 광범위한 공동 이익과 넓은 협력의 비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나는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대통령님과 전략적인 소통과 효율을 강화하면서 양측 이익을 심화시키고,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방향을 정확하게 잘 잡아 중한 관계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며 “일단 이만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이 말할 때마다 연신 고개 끄덕이며 격하게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번으로 중국 방문이 5번째라며 중국의 경제 변화 과정이 ‘상전벽해’라고 표현할 때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문 대통령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언급에서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시 주석은 전체적으로 문 대통령과 눈을 맞추면서 발언이 끝날 때까지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중 확대 정상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홍장표 경제수석, 장하성 정책실장, 노영민 주중국대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과 조한기 의전비서관,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김현철 경제보좌관, 신재현 외교정책비서관이 배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 중산 상무부장, 왕이 외교부장, 딩쉐샹 중공중앙정치국 위원 겸 시주석판공실 주임, 양제츠 중공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추궈홍 주한대사가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