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 한국이 우승을 놓고 일본과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일본 중국 북한 4팀이 출전해 풀리그를 벌여 우승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2차전까지 1승 1무를 기록했다. 1차전 중국전에서 2-2로 비겼고, 2차전에서는 북한을 1-0으로 눌렀다. 일본은 북한, 중국을 모두 이겨 2연승을 거뒀다.

한국과 일본의 마지막 경기는 결승전이 됐다. 한국은 반드시 이겨야 우승이고, 일본은 비기기만 해도 된다. 하지만 일본전에서는 '승리' 외에는 다른 결과를 생각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의 숙명이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40승 23무 14패로 일본에 많이 앞서 있다. 그런데 옛날 얘기일 뿐이다. 최근 7년 넘게 한국축구는 일본을 이겨본 적이 없다. 2010년 5월 친선경기에서 박지성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긴 것이 일본전 마지막 승리였다. 이후 5경기에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한국축구가 일본을 시원하게 꺾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것도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열리는 맞대결에서 이긴다면 더욱 통쾌할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이번 대표팀이 베스트 멤버는 아니다. 1, 2차전에서 한국은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2연승한 일본도 경기 내용이 썩 좋았던 것은 아니다.

신태용호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일본의 뒷심이다. 일본은 북한전에서 수비를 뚫지 못해 답답한 경기를 펼치다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데구치 요스케(감바 오사카)의 골로 이겼다. 중국전에서도 경기 종료가 임박한 후반 39분 고바야시 유(가와사키 프론탈레), 43분 쇼지 겐(가시마 앤틀러스)이 연속골을 넣어 승리했다. 두 경기 모두 막판 결정력을 보였다는 것은 그만큼 일본이 체력적·정신적인 면에서는 준비가 돼 있다고 봐야 한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신태용 감독은 일본전 필승 전략을 어떻게 짤까. 무승부도 필요없고, 승리해야한 하는 경기여서 공격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 중국, 북한전에서 선발 멤버가 대거 바뀌는 등 실험적인 경기 운영을 했지만 일본전에는 정예 멤버가 나서 골 사냥을 해야 한다.

중국전에서 1골 1도움씩 올리며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전북 콤비 김신욱, 이재성에게 일본 격파의 중책이 주어질 전망이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던 이근호(강원)도 출격 준비를 한다. 

한국대표팀은 14일 하루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15일 마지막 훈련에서는 세트피스 등 일본을 잡기 위한 맞춤 전략을 가다듬는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에게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면서 "일본과 함께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만큼 마지막에 멋진 경기를 하고, 승리도 잡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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