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완성한 반문명국 북한은 '나쁜 놈' '착한' 미국과 엇박자 한국이야말로 '이상한 놈'
   
▲ 조우석 언론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1960년대 서부극 '석양의 무법자'는 마카로니 웨스턴의 명작으로 꼽힌다. B급이던 해당 장르를 전설적 시대극의 반열에 올려놓았는데, 원제가 재미있어 더욱 유명하다.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서부개척 시대의 인간 군상을 무법자, 좀도둑, 성직자 등 몇몇 범주로 분류한 것이다.

그 '놈·놈·놈'에서 암시 받아 1930년대를 무대로 만든 '만주 웨스턴'이 한국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김지운 연출, 2008)이다. 영어 제목도 'The Good, The Bad, The Weird'인데, 현상금 사냥꾼(정우성), 마적떼 두목(이병헌), 열차털이범(송강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인물 군상은 물론 세상사나 국제정치라는 것도 몇몇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북핵 위기로 촉발된 한반도 게임의 세 주인공인 한국, 미국, 북한 역시 이 틀에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우선 북한, 그들은 논란의 여지없이 '나쁜 놈'이다. 국제사회가 낙인찍은 반인류, 반문명의 악당 체제이기 때문이다. 

선과 악 최후의 전쟁, 아마겟돈

오죽했으면 3년 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가 반인도적 범죄국가 김정은과 그의 참모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 형사처벌을 권고했을까. 문제는 이 악마집단이 한반도 게임에서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는 점이다. 그래서 불길한데, 이 '나쁜 놈' 북한을 응징하는 미국은 당연히 '착한 나라'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몸집만 덜렁 클 뿐 그렇게 모질지는 못하다.

그래서 지금 선제공격과 대화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고, 한반도 북핵 위기는 어어 하는 순간 아마겟돈으로 커져 버렸다. 아마겟돈, 그게 정확하다. 지금 한반도 게임은 성경에서 말하는 선과 악 사이 마지막 전쟁터 그 이상도 아니고 이하도 아니다. 그만큼 위협적이다. 

11월 3차 ICBM 발사와 함께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의 위협은 한반도는 물론 문명국가 전체에 어둔 그림자를 드리운 셈이다. 미 CIA 보고서 대로 북핵 레드라인까지 3개월 남은 지금 아마겟돈의 최종 승패는 악마 김정은의 승리로 끝날 수도 있다. 낙관만큼 냉정한 분석이 먼저인데, 좋다. 북한이 나쁜 놈, 미국이 착한 쪽이라면, 한국은 어느 쪽인가? 

   
▲ 한국이 핵 인질 국가, 거대한 종북체제로 전락할 수 있는 최악의 국면에서 지금 취하는 스탠스는 무책임의 극치이며, 어쩌면 국가수호 의무 포기로 보인다. 미국-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정말 이해 못할 국가로 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사진=청와대

유감천만이지만, '이상한 놈'으로 분류된다. 한국이 핵 인질 국가, 거대한 종북체제로 전락할 수 있는 최악의 국면에서 지금 취하는 스탠스는 무책임의 극치이며, 어쩌면 국가수호 의무 포기로 보인다. 미국-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정말 이해 못할 국가로 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이 결정적 순간에 전작권을 미국으로부터 돌려받겠다고 서두르면서 입으론 강력한 한미동맹을 외치는 모순부터 그렇다. 그만큼 이해 못할 게 이른바 3불 약속이다. 사드 추가 배치 금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거부를 중국에 약속한 것 말이다. 그건 엄연한 주권 사항을 타국에게 넘겨준 것인데다가 이중적 태도가 문제다. 

미국 앞에선 군사주권을 내세우더니 중국에는 굴욕적 사대 외교를 펼치는 이중성을 어떻게 봐야 할까? 그런 사대 외교의 꽃이 활짝 핀 것이 이번 한중정상회담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4대 원칙에 합의했는데 이 또한 문제다. 

'나쁜 놈'과 '착한 나라'가 뒤로 손잡을 경우 

전쟁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모든 문제는 대화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는 등인데, 그건 새겨볼수록 공허하다. 평화를 지키고, 악마를 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병행해야 하는데, 한중은 여기에서 등 돌린 채 딴전이다. 동맹국 미국을 향해 "전쟁만은 결코 안 된다"고 말도 안 되는 으름장을 놓더니만 그 못 믿을 나라 중국과는 뒤로 손을 잡는다?

북한과의 은근히 추진 중인 대화 채널도 문제다. 중국 등 몇 나라만 빼놓곤 국제사회가 북한과의 외교·무역 관계 단절을 포함한 전방위 압박에 참여하는 판에 자꾸만 남북대화 추진이라니, 이건 상식 이하다. 이런 모든 게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와 잘못된 위기관리 탓이라면, 그 못지않은 문제는 관과 민 모두의 안이한 안보의식이다.

얼마 전 청와대는 "북핵 대피 훈련 등 고려 없다"고 밝혔지만, 자유한국당과 시민사회-언론을 포함해 누구 하나 의의제기를 못하는 괴이쩍은 구조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느냐 하며 넋 놓고 있는 게 '이상한 놈' 한국인의 뇌구조다. 한국은 정말 국가 이전 단계라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그걸 자살국가의 징후라고 감히 규정하려 한다. 그 나라의 최고의 명제인 국가수호에 이렇게 무책임한 사례가 역사 이래 어디 있었던가? 전술핵 재배치, 미국과의 핵 공유를 포함해 독자적인 핵무장 등 근본적 대응조치는 왜 꿈도 못 꾸는가? 검토해볼 게 하나 더 있다. '나쁜 놈' 북한과, '착한 나라' 미국이 어느 날 갑자기 대화 국면에 들어가 북핵 동결 합의, 평화협정 체결을 할 경우 '이상한 놈'의 처지는 어떻게 전락할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국은 1970년대 월남의 꼴이 되지 않을까? 당시 미국 키신저와 월맹의 레 둑 토가 평화협정을 맺은  2년 뒤 월남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았던가? 많은 이들이 그걸 걱정하고 있지만, 다음 회 그런 경우의 수를 점검해보려 한다. 이 모두 '이상한 놈' 한국 사회를 위한 마지막 경고다. /조우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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