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미국과 북한이 15일(현지시간) '북한 및 비확산'을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회의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설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에 대해 "평양 정권이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 대화를 이루기 전 위협적 행동에 대한 지속적 중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해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도발의 전면 중단이 대화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과의 전쟁을 추구하거나 원하지 않는다. 북한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며 "방어를 위해 (군사옵션을 비롯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며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며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일축했다.

자성남 대사는 "북한은 핵무기 기술의 불법적 이전을 막을 절대적으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북한은 비확산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 대사의 주장에 틸러슨 장관은 추가발언을 통해 "북한 '김씨 정권'(Kim regime)은 자신들의 도발에 따른 긴장에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불법적인 핵폭발 장치를 터트리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가장 강력한 제재를 통해 처벌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 미국과 북한이 15일(현지시간) '북한 및 비확산'을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회의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설전을 벌이며 충돌했다./사진=연합뉴스


유엔 안보리 의장국 자격으로 이날 회의를 주재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자 대사의 주장에 대해 "국제사회가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최대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중국 측은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미국을 겨냥해 "관련 당사국이 군사훈련과 무력시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통제 불능 한반도에서의 긴장 격화는 각국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중국 측은 이어 "협상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무력사용 옵션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은 안보에 직접적 위협을 느끼는 한 결코 핵 프로그램을 자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한반도 주변 군사훈련과 같은 조치는 평화적 해법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의심하게 한다"면서 북한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편 한국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조현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수많은 안보리 결의에서 보듯 국제사회는 어떤 경우에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분명히 해왔다"며 "북한의 유감스러운 발언에 대응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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