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일본과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한국은 오늘(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2018 동아시아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홈팀 일본과 맞붙는다.

한일전은 어느 스포츠 종목에서도 양보할 수 없지만 특히 축구에서는 한국이 반드시 일본을 꺾어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 9회 연속 진출하며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해온 한국축구에 일본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특히 이번 E-1 챔피언십 마지막 경기가 한일전이라는 사실은 숙명처럼 느껴진다. 신태용호가 일본전 승리 소식을 전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가 있다.  

▲우승이 걸려 있다

한국은 2차전까지 1승 1무를 기록했다. 1차전 중국전에서 이길 수 있던 경기를 2-2 무승부로 끝내 첫 발걸음이 무거웠다. 2차전에서는 북한을 맞아 통쾌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1-0으로 이겼다. 일본은 2연승을 거뒀다. 북한과 중국을 잇따라 물리쳤다.

4개국이 풀리그로 우승을 다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을 이겨야 우승할 수 있다. 일본은 비기기만 해도 된다.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회는 이번이 7회째다. 한국은 가장 많은 3차례 우승했다. 2003년 1회 대회 우승을 했고, 2008년 3회, 2015년 6회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두 대회 연속 우승은 없었다. 직전 대회였던 2015년 우승팀 한국이 이번에 일본을 꺾으면 대회 사상 처음으로 2연속 우승의 영광을 안는다. 

▲7년간 못 이겨본 일본, 승리할 때가 됐다

한국은 최근 5차례 일본과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3무 2패로 열세를 보였다. 한국이 통산 역대 전적에서 40승 23무 14패로 앞서 있다지만 현재가 중요하다.

한국은 2010년 5월 24일 일본에서 열린 친선경기 2-0 승리가 마지막 일본전 승리였다. 7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만약 이번에도 한국이 일본을 이기지 못하거나, 패하기라도 한다면 한국축구의 '공일증'이라는 결코 듣고 싶지 않은 비아냥에 시달릴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일본에서 열리고 남자부 경기는 도쿄(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치러지고 있다. 한국이 일본의 심장에서 시원하게 승리 소식을 전한다면 7년여 계속돼온 한일전의 답답함을 날릴 수 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내년 러시아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E-1 챔피언십 결과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내년 6월 개최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태용호는 러시아로 향하는 과정의 하나로 이번 대회를 치르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는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본선에 진출해 있다. 월드컵 준비라는 측면에서는 두 팀 모두 마찬가지 입장이다.

한국대표팀은 월드컵 최종 예선 과정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천신만고 끝에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최종 예선이 끝나고 10월 A매치 기간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도 러시아, 모로코에 내리 패했다.

바닥으로 떨어졌던 한국대표팀의 사기와 분위기는 11월 국내에서 치른 두 차례 A매치를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호 콜롬비아를 2-1로 꺾었고 세르비아와 1-1로 비겼다.

어렵게 잡은 상승세 분위기가 일본전 패배로 다시 꺾이는 것은 월드컵을 앞두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여전히 신태용호를 미심쩍어하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일본전에서 다시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다면 비난은 들끓을 것이고 선수들의 자신감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미칠 것이다.

일본을 이겨 대회 승리로 2017년 유종의 미를 거두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것, 한국대표팀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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