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공개된 이국종 교수의 비망록, 그리고 권역외상센터의 처참한 실상이 시청자들을 울리고 분노케 했다.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총상을 입으며 귀순한 북한 병사의 목숨을 구해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선 이국종 교수와 권역외상센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현실이 공개됐다. 

이국종 교수는 북한 병사 수술 후 권역외상센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많은 국민들이 이에 공감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섰다. 정부에서는 지원을 약속했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그러나 이국종 교수는 바뀌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었다. 이미 2011년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아덴만 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 국민적 관심이 쏠렸고 당시에도 권역외상센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지만 이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국종 교수의 비망록을 공개했다. 101장짜리 그의 비망록에는 권역외상센터의 실상이 낱낱이 담겨 있었다. 권역외상센터의 끔찍한 현실, 탁상공론식 지원 체계, 사람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경제논리를 앞세우는 운영 실태 등. 

권역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도 처참했다. 과도한 업무시간과 업무량, 자기 몸까지 상해가며 격무에 시달리는 종사자들. 이로 인해 권역외상센테에는 지원하는 의사가 거의 없으며 간호사들의 일손 부족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인들은 국민적 관심이 쏠리니 저마다 지원을 약속하고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현장의 고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국종 교수는 이런 현실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면서 헛도는 보건의료 정책을 개탄했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된 후 시청자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다양한 글을 올리고 있다.

"이국종 교수님, 진정한 의사이고 한국사회 표상입니다. 존경합니다" "고생하십니다. 의사분들 힘내세요" 등 이국종 교수를 비롯해 권역외상센터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도 있었지만 "답답하다. 진짜 화만 난다" "의료정책의 처참한 상황 잘 봤습니다. 국민 목숨을 위해 써야할 세금을 날려버린 인간들 처단 못하는게 한스럽다" "여기저기 나눠먹기하고 결국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수그러들 걸 너무도 잘아는 정치인과 대형병원의 윗분들" 같은 분노의 목소리가 많았다.

또한 시청자들은 "오늘 방송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비의료인인 저같은 일반인은 그럼 권역외상센터가 정상화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건가요?" "전부 공무원으로 채용시켜라. 의사 간호사 수술실 들어가는 사람, 병실 병상 관리자, 헬기타는 사람 전부 다 빠짐없이" "외상센터 근무를 의무로 만들자. 외상센터 근무를 해야만 소위 말하는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게 만들자"와 같은 개선점을 찾아 보자는 반응도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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