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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꺾겠다" 약속 지킨 신태용 감독, 이제 믿고 지켜보자
승인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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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2-18 11: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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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석명 기자] 신태용 감독이 큰 고비를 넘어섰다. 일본전 대승을 이끌면서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을 상당 부분 걷어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6일 끝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7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2연속 우승을 일궈냈다는 것보다 더욱 한국축구에 경사스러웠던 것은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완벽하게 눌렀다는 점이다.

대회 마지막날 최종 3차전에서 한국은 김신욱의 두 골 활약을 앞세워 일본을 4-1로 완파했다. 한국이 일본에 3골 차로 이긴 것은 1972년 메르데카컵 준결승 3-0 승리 이후 무려 45년 만이다. 또한 2010년 5월 한일전 2-0 승리 후 7년 7개월 만에 거둔 일본전 승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일군 대승이어서 '도쿄대첩'이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회 전까지 신태용 감독은 많은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두 경기만 남겨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아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한 신 감독은 크게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축구팬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다. 

신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대표팀을 맡아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에서 잇따라 0-0 무승부를 거뒀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는 성공했지만 축구팬들은 무기력한 경기력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더군다나 최종예선이 끝나자마자 불거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 복귀설은 신태용 감독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위기의 한국축구를 살리려면, 러시아 월드컵에서 그나마 망신 당하지 않으려면, 신 감독이 물러나고 히딩크 감독을 복귀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들불처럼 들끓었다.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고도 칭찬은커녕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듣지 못한 신 감독은 이후 더욱 위기에 빠졌다. 10월 유럽 원정으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러시아(2-4패)와 모로코(1-3패)에 잇따라 대패를 당한 것.

벼랑 끝으로 몰렸던 신태용호는 11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강호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맞아 2-1 승리, 1-1 무승부로 기대 이상 선전한 모습을 보인 것.

하지만 축구팬들의 성에는 차지 않았고, 여전히 신 감독의 지도력에는 의문부호가 붙은 채 이번 E-1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대회 우승을 하긴 했지만 이번 대회도 순탄하게 치른 것은 아니다. 1차전 중국전에서 2-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2 무승부를 허용했고, 2차전에서는 북한을 맞아 상대 자책골로 간신히 1-0으로 이겼다. 마지막 한일전을 앞두고 만약 한국이 일본에 패하면 신 감독의 경질론이 다시 불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신태용 감독과 대표선수들은 엄청난 부담감 속에 일본전에서 나섰지만 골 폭죽을 터뜨리며 시원한 대승과 우승 소식을 전했다. '신태용호의 비상(飛上)'이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따지고 보면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취임 당시 남은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최우선 목표를 월드컵 본선 티켓 획득에 두겠다고 했고, 2무승부로 모양새가 빠지긴 했지만 목표를 달성했다. 

10월 유럽원정 A매치 때 신 감독은 K리거를 제외한 유럽파 위주의 반쪽 전력으로 경기를 치렀다. K리그 일정과 그동안 고생한 K리거 대표선수들을 배려하고, 자주 볼 수 없는 유럽파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면서 러시아 월드컵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는 신 감독의 의도된 대표팀 구성이었다. 그러나 연속 대패란 결과 앞에 신 감독은 제대로 변명조차 할 수 없었다.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친 후 신 감독은 "대표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다음 11월 A매치 때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리고 11월 A매치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E-1 챔피언십을 앞두고는 '대회 우승'을 약속했고, 결승전이 된 일본전에서는 '무조건 승리'를 약속했다. 그리고 약속을 모두 지켰다.    

좋은 결과를 낸 신 감독은 "이번 대회는 월드컵을 위한 전초전이었다고 본다. 우리가 결과를 가져왔지만, 보완할 점도 많다고 본다. 그런 점을 보완해 러시아 월드컵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이제 신태용 감독을 믿어주고, 러시아 월드컵 준비 과정을 지켜볼 때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6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신 감독은 많은 것을 보여줬다. 바닥을 쳤던 대표팀의 위상도 어느 정도 끌어올렸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향상시켰다. 

대표팀에서 골이 뜸했던 손흥민, 김신욱이 신 감독 체제에서 기량 발휘를 하며 잇따라 골을 뽑아냈다. 구멍 투성이었던 수비진도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골 결정력 부족과 불안한 수비 문제를 신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로 해결해가고 있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 감독은 E-1 챔피언십을 마치자마자 19일 다시 출국해 유럽파 점검에 나선다. 구상했던 대로 차근차근 월드컵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신태용 감독을 향해 비난의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축구팬들이 이젠 조금 여유를 갖고 대표팀을 지켜볼 때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격려하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자신이 한 약속을 하나씩 지켜가고 있는 신 감독이다. 이제는 응원을 받을 자격을 갖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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