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종현이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와 함께 행복을 꿈꿨던 고인의 생전 바람이 한없이 가슴을 아릿하게 하고 있다.

故 샤이니 종현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갈탄을 피워놓고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발견됐다. 발견 직후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종현은 2005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2008년 5월 샤이니 보컬로 데뷔했다. 치열하게 달려와 세계적 보이 그룹으로 발돋움하는 등 성공을 맛봤지만, 생전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다"는 바람을 거듭 전해온 고인이다.

지난해 3월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종현은 "미래를 준비하느라 당장을 못 즐기는 편"이라며 "스트레스를 엄청 받을 때가 있다. 내가 행복한지 생각해봤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올해 패션지 에스콰이어 5월호에서 진행한 MBC FM4U '푸른 밤 종현입니다' 하차 인터뷰에서도 행복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반년 동안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했다. 저는 성향 자체가 스스로를 괴롭힌다. 이런 사람들은 행복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성장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몇 년 전에 어머니랑 누나한테 울면서 투정 부린 적이 있어요. 술 엄청 취해서. 엄마랑 누나한테 물어봤어요. 이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거든요. 행복하냐고 물어봤어요. 술 먹고. 자고 있는 가족들 깨워서. 아저씨처럼. 제 삶의 첫 번째 목표였거든요. 엄마랑 누나가 행복한 거. 둘 다 자다 깨서는 행복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너무 부러운 거예요. 행복하다고 대답할 수 있다는 게. 나는 안 그런데. 나도 행복하고 싶어, 하면서 펑펑 울었어요. 엄마랑 누나한테 몹쓸 짓을 한 것 같은데. 그때부터 행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거죠. 한 6개월 동안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했던 거예요. 저에게는 그 변화의 시점이 온 것 같아요. 이젠 행복해져야겠어요. 행복해져야 돼요. 행복하려고요." 

행복을 삶의 가장 큰 목표로 삼았던 종현이지만 십수년간 쌓인 삶의 통증과 내적인 상처를 이겨내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는 사망 전 친누나에게 "이제까지 힘들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를 통해서는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 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 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라고 전했다.

3년여 간 '푸른 밤'을 이끌며 수많은 청취자에게 힘과 위로를 줬던 종현. 이만하면 고생했다고 말해달라는 고인의 마지막 바람이 어느 때보다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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