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문제 등 갈등 요인 많아 세입자 외면…청약경쟁률도 별 차이 없어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월세 등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예상과 달리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찾는 임대수요가 예상보다 적고, 집주인들도 실제로 임대하는 경우가 아직은 많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세대분리형 아파트 청약경쟁률도 다른 일반 아파트와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과 경기도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세대분리형을 공급한 곳은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트럴, 래미안 루센티아, 서울 장안 태영 데시앙,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등이다.

서울 장안 태영 데시앙은 119㎡(이하 전용면적),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114㎡A,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트럴 84㎡F, 래미안 루센티아  84㎡ C·E형에 각각 세대분리형을 적용했지만 일부 주택형의 경우 미달(1순위)이 나올 정도로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장안 태영 데시앙의 경우 주택형별로 3대 1이 넘는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세대분리형만 미달됐다.

효성건설이 시공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의 세대분리형 114㎡A형도 1.7대 1을 기록하며 같은 평형대인 114㎡B(1.9대 1)보다 경쟁률이 낮았다.

삼성물산의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터럴 84㎡F도 경쟁률은 5.7대 1로 집계돼 같은 주택형에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아파트 화장실과 주방, 현관 등을 따로 분리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구조를 말한다. 이른바 '한지붕 두가족' 개념이다.

과거에도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있기는 했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최근 1인가구가 늘면서 대안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의 장점은 집주인 입장에서 임대수입이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세대를 다시 합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대표적인 게 관리비 책정 문제이다. 전기료 등 관리비를 집주인과 세입자가 나눠서 부담해야 하는데, 그 기준을 결정하기가 만만치 않다. 또 1주택에 두 가구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소음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오피스텔과 원룸 등 1~2인가구를 겨냥한 주택 공급이 늘고 있는 것도 세대분리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한 관계자는 "세대분리형은 설계나 설비 문제로 공사 비용이 더 들어갈 수 밖에 없고, 이 부분이 임대료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며 "오피스텔과 원룸 등 대체상품 공급이 늘어나는 것도 세대분리형 아파트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로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임대매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매물로 자주 등장하는 서울역 센트럴자이와 래미안 대치하이스턴의 경우 84㎡형에서 세대분리형이 공급됐는데, 임대수요로 나온 주택이 거의 없다.

서울 청파로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대분리형 아파트 가운데 세입자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다"며 "매물이 있다고 해도 실제 거래되는 경우는 보기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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