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잇따라 출시됨에 따라 'BBB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흥국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공모형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인 '흥국 분리과세 하이일드 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을 출시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채권에 대한 투자수요를 유인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9월 발생한 '동양사태' 이후 BBB급 이하 회사채는 사실상 투자기피 대상이 됐다.

펀드 자산의 30% 이상을 BBB+ 이하 채권에 투자하는 대신 분리과세(15.4%)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비우량 회사채 투자수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들어 자산운용사들은 하이일드펀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흥국운용을 제외한 8개 운용사가 사모 또는 일임 형태로 해당 상품을 출시했고, 또다른 9개 운용사도 현재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행보가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수탁고를 1조~5조원 수준으로 가정하면 약 3000억~1조5000억원(펀드 자산의 30%) 상당의 자금이 BBB급 이하 회사채에 공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들어 코오롱글로벌(BBB), 동부건설(BBB-), 동부CNI(BBB) 등이 수요예측에서 모두 투자자를 찾지 못했지만, 지난달 말 장금상선(BBB+)과 AJ네트웍스(BBB+)는 처음으로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모든 BBB급 이하 회사채 시장의 호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비우량 등급 채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만큼 유동성 공급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금창출 능력이 양호한 소수 기업 위주로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라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