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KB금융이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자회사인 KB증권 최고경영자(CEO)를 현행 윤경은‧ 전병조 ‘투톱’ 체제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올 한 해의 성적에 대해 합격점을 받은 만큼 변화보단 안정을 추구하면서 다음 목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윤경은·전병조 각자 대표체제가 1년 더 유지된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개최해 각 계열사 CEO 관련 인사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년 임기의 윤경은·전병조 KB증권 현 사장이 모두 재선임됐다.

   
▲ 지난 1월 10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KB증권 대표이사 기자간담회에서 윤경은(왼쪽) 대표와 전병조 대표(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B금융의 이와 같은 결정은 시장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한 지붕 두 CEO’ 상황이 내년에는 어떻게든 정리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2인 CEO 체제가 기대한 만큼 효과적이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윤경은 사장은 1962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해 파리바은행(현 BNP파리바), LG선물,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을 거쳐 솔로몬투자증권(현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현대증권 부사장을 거쳐 현대증권 사장으로 선임된 후 작년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과 합병해 통합 출범한 KB증권 자산관리 부문 대표를 맡았다.

전병조 사장은 기획재정부 본부국장 출신으로 NH투자증권과 대우증권 IB부문 전무 등을 역임한 뒤 KB투자증권에서 투자은행(IB)부문 부사장과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통합 KB증권 IB부문 대표를 맡아 1년간 활동했다. 

두 CEO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사후통합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했고 각자 맡은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일단 KB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조 2249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영업이익은 2257억원을 기록해 작년 대비 무려 470% 커졌다. 

숫자로는 전부 설명되지 않는 ‘화학적 통합’에 대해서는 다소 평가가 갈린다. 아직까지 KB투자증권 출신과 현대증권 출신이 사내에서 2개의 DNA를 각자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는 급여부터 인사 체계까지 전부 달랐다”고 전제하면서 “어떤 CEO가 오든 1년 만에 완벽한 통합을 이루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 해 더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KB증권이 궁극적으로는 1인 CEO 체제로 가야 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1인 CEO 체제를 시작했다면 수면 밑에 있던 갈등이 불거져 나왔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자회사 국민은행과의 격차를 좁히고 초대형 IB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결국 1인 CEO 체제로 재정비해 달리는 편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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