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09년 불거졌던 故 장자연의 성 상납 사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재수사를 검토한다.

대검찰청 개혁위원회 관계자는 25일 "과거사위가 재조사를 검토 중인 25개 외에 8개 사건을 추가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사진=방송 캡처


추가된 8개 사건에는 신인 배우였던 장자연이 지난 2009년 3월 유력 인사들의 성 상납을 강요받고 폭력을 당했다는 친필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포함됐다.

고인은 230쪽에 달하는 50통의 편지를 통해 "명단을 만들어놨으니 죽더라도 복수해달라. 접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접대받으러 온 남성들은 악마며 100번 넘게 접대에 끌려나갔다. 새 옷을 입을 때는 또 다른 악마들을 만나야 한다" 등의 내용을 전하며 추악한 연예계의 단면을 고발했다.

또한 고인은 서울 강남을 비롯해 수원 가라오케, 룸살롱 등지에서 접대했으며, 부모님 제삿날에도 접대 자리에 나가야 했다고 밝혔다. 편지에는 연예기획사 관계자, 제작사 관계자, 금융인, 기업인, 언론인 등 31명의 이름과 직업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장자연 리스트'에 오르며 성 상납 의혹이 제기된 유력 인사 10명은 '혐의없음' 처분됐으며, 장자연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 인해 '장자연 리스트'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으나 리스트는 결국 공개되지 않았다. 장자연의 소속사 관계자만 처벌받는 정도에서 수사가 마무리되며 부실 수사 논란도 불거졌다.

과거사위원회는 검찰의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법무부가 지난 12일 발족했다. 다음 달 중 사건을 최종 선정할 계획으로, 조사 대상이 선정되면 대검찰청 산하에 조사기구를 설치해 조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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