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29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 직접적인 발화 원인과 불이 일어난 시점 모두 오리무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3일 이번 화재가 1층 천장에서 발화했다고 밝혔으나, 발화지점인 1층 천장에 대해 관리인이 배관작업을 마친 후 50여분이 지나 화재가 발생해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찰은 관리인이 배관 용접작업을 하다 불꽃이 튄 것이 아니고 천장의 열선이나 발열등 등이 과열된 후 불덩이가 주차차량으로 쏟아지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천경찰서에 꾸려진 경찰 수사본부와 국과수는 아직 1층 천장 내부에서 실제로 불이 발생한 시간도 확인하지 못했다.

화재 최초신고자로 알려진 사람은 건물 옆을 지나던 행인이 아니라 1층 사우나 카운터에서 일하던 여직원인 것으로 밝혀졌고, 신고자는 카운터 내선전화로 21일 오후3시53분에 신고했으나 건물 인근 폐쇄회로(CCTV)에 불길이 최초로 포착된 시점은 3시54분03초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시점이 앞섰을 뿐더러 외부에서 불길이 포착된 시점이 1분 차이나는 것과 관련해 최초 발화에서부터 연소가 확대되어 불이 치솟을 때까지 정황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 화재를 119에 최초로 신고한 목격자는 21일 오후3시53분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고 전했다. 사진은 전날 오후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현장에서 22일 오전 소방관들이 수색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는 이뿐 아니라 다른 미해결 의문점도 남아있다.

화재 발생 4시간 뒤 희생자의 휴대전화에 통화 기록이 생긴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이에 대한 별도 수사에 들어갔다.

사고 당일 오후8시1분경 20초 가량 통화가 연결된 기록이 남아있는데, 경찰은 이동통신사를 통해 통화 연결 여부 및 통화상 오류인지를 확인한 후 희생자들 소지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현장 의료진이 실수로 이를 건드렸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또 다른 의문은 올해 8월 경매를 통해 현 건물주가 건물을 매입하기 전까지 전 건물주의 아들이 건물에 대해 소방점검을 해왔다는 점이다.

전 건물주 박모씨의 아들은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을 따 법적으로 문제 될게 없다.

작년 8월 제천소방서에 제출된 건물 소방안전보고서에는 소화기 충전 필요와 비상 조명등 교체 등 경미한 사안만 지적됐고, 경보시설과 스프링클러 등 주요 소방 설비 대부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표시되어 지난 1년 사이에 소방시설 관리가 미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현 건물주인 이모씨가 11월 업체를 통해 소방점검하자 건물 소방시설에 대한 여러 중대하자가 드러났다.

11월 소방점검에서는 스프링클러가 누수를 이유로 알람밸브가 잠겨 있어 모두 작동하지 않았고 일부 화재감지기가 고장나 방화셔터도 작동하지 않았으며 비상탈출구 유도등 일부에도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26일 해당 건물의 소방전문관리를 맡은 업체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업체가 소방시설 점검을 제대로 했는지, 점검 후 예방조치가 이뤄졌는지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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