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이사회 개최…새 지배구조 개선안 의결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배제키로 결정했다. 이는 현 회장이 연임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를 불공정하게 운영해왔다는 금융당국의 비판을 수용한 조치로 해석된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제공=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의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금융당국도 CEO 승계 절차에 투명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이 이사회를 통해 셀프연임에 따른 공정성 시비를 잠재운 만큼 이번 조치가 김 회장의 3연임 도전에 전화위복으로 작용할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사항을 모두 반영함에 따라 김 회장의 3연임 도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다.

하나금융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김 회장을 회추위에서 배제하고 사외이사 전원으로 회추위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을 뽑는 회추위는 윤종남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7명의 사외이사로 재구성된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현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오를 경우 회추위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의결권 등에 제약이 있어 CEO 선임절차 상 크게 문제될게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지배구조와 관련한 논란이 커지면서 회추위 구성에서부터 지주회장을 아예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두 수장을 중심으로 지배구조와 관련한 질타가 이어지면서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사 CEO가 본인 연임에 유리하게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흥식 금감원장도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점이 있었다”고 거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CEO 승계 절차와 관련한 투명성과 공정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를 들어 하나금융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해 상충 방지 등 면에서 회추위 운영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회추의 구성과 사외이사 선임과정 등에 대해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선임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선정절차와 추전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주와 외부자문기관 등 추천 경로를 넓히고, 연차보고서에 사외 이사 추천 경로를 공시할 방침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권고를 반영해 개선안을 만들어 공정성 논란을 잠재운 만큼 김 회장의 연임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다음 달 중순부터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