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조직개편·경영전략 수립 몰두
완성차 "내년 사업계획 미정 속 위기 타개"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 수장들이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타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짜고있는 것.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맏형겪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연말 인사철을 맞아 각종 사업보고와 신년구상 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오는 29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회사가 걸어온 길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내년 신년사를 통한 경영계획과 목표 구상에 돌입했다는 설명이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제공


올해 현대차그룹의 상황은 좋지 않다. 현대차는 내수 시장에서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상반기 중국 사드 보복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고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 패소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됐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잠정합의안 타결이 무산되면서 창사 50년 만에 처음으로 노사갈등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국내외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일단 차분한 마음으로 세계 유수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역시 현재 내년도 사업 계획을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로, 세부 계획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이후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낸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그 어느때보다 우울한 연말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최근 노조와의 임단협 타결에 실패하면서 연내 합의가 이미 물 건너 간 상황이다. 

   
▲ 도미닉시뇨라 르노삼성 사장,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사진=각사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1일 인천 부평 본사에서 제24차 임금 교섭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거쳐 사측이 연내 합당한 제시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년 1월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통보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카젬 사장은 연초 시무식 일정을 제외하고는 공식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달 카젬 사장이 지역 거점 영업 네트워크를 차례로 방문하며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온 만큼 내년에도 노사문제와 철수설, 판매확대를 위해 적극 소통에 앞장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내년 1월3일 경기도 평택공장에서 주요 실무진들과 시무식을 갖고 내년 경영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낸 이후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최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일단 회사를 다시 흑자로 돌려놓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창사이래 처음 내수 3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주력 모델인 티볼리와 G4렉스턴 등의 판매 확대에 주력하면서 내년 럭셔리 픽업 'Q200' 등 신차 출시로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르노삼성은 내수 꼴찌 탈출을 위한 전략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새로 부임한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연말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동영상 메세지에서 '2022년 중장기 성장계획 및 미래전략' 다시한번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그룹 비전 2022'은 전세계 500만 대 판매, 매출 700억 유로, 영업이익률 7% 달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르노그룹이 유럽 외 지역에서 2016년 대비 2배의 판매량과 3배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공격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하며 관심을 얻었다.

르노삼성은 올해 내수와 수출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올 11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9만584대로 완성차 업계 '꼴찌'를 기록했지만 수출실적은 총 25만293대로 가장 좋다. 르노삼성은 특히 주력모델인 QM6와 SM6의 수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유지하며 내년 전반적인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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